잘나가는 수입차…딜러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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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 신규 모집에 100여곳 신청국내 BMW 딜러(판매업체)인 코오롱글로텍은 지난해 매출 8940억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4586억원을 BMW 차량을 팔아 거뒀다. 영업이익은 2009년에 비해 80% 이상 급증한 396억원이다. 지난 3월에는 1021대의 차량을 팔아 단일 수입차 딜러로는 처음 월 1000대를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중견기업·지방 재력가들 몰려
대형화 추세…외국자본도 눈독
지난달 BMW코리아가 서울 마포 · 송파,경기 안양,충남 천안 4개 지역에서 신규 딜러를 모집하자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물론 지역 재력가들까지 100여 곳이 몰린 배경이다. 딜러 경쟁률이 25 대 1에 이를 정도로 국내 수입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딜러는 갈수록 대형화하고,외국 자본까지 몰린다.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의 원조 격인 한성자동차는 홍콩 레이싱홍그룹의 C K 라우 회장이 거느리고 있는 회사다. 아시아 수입차 업계의 거물인 라우 회장은 포르쉐의 한국 수입 · 판매 업체인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도 운영하고 있다. 벤츠코리아의 지분 49%도 레이싱홍그룹의 스타오토홀딩스가 갖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딜러는 오너 가문 2~4세들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효성(메르세데스벤츠 · 도요타 · 렉서스) 두산(혼다) GS(렉서스) 등이 대표적이다. 벤츠 딜러인 더클래스효성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아들인 현준 · 현문 · 현상 씨 3형제가 각각 3.48%씩 지분을 갖고 있다. 두산그룹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을 비롯해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박진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사장,박석원 두산엔진 상무 등 창업 4세들은 혼다 딜러인 DFMS(옛 두산모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등 범GS가(家)도 렉서스 딜러인 센트럴모터스를 소유하고 있다. 고(故) 허만정 LG 공동창업주의 다섯 번째 아들인 허완구 승산 회장의 장녀 허인영 씨가 18.67%의 지분을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참존화장품으로 알려진 참존그룹도 2세를 내세워 수입차 딜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김광석 참존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한균 · 한준 씨 형제는 각각 아우디 딜러인 참존모터스와 벤틀리 딜러인 참존오토모티브를 운영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에선 중견기업도 큰손으로 통한다. 인피니티 딜러인 SS모터스는 골든비치CC를 운영하고 있는 권기연 대표가 이끌고 있다. ㈜새서울주유소와 호텔덕구온천 등이 관계사다.
스바루의 한국 수입 업체인 스바루코리아는 크라이슬러와 재규어 랜드로버 딜러였던 지산모터스의 모기업 고려상사그룹이 100% 자본을 출자해 설립했다. 지산리조트,고려상사그룹에서 20년 넘게 일한 '영업통' 최승달 대표가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혼다 딜러인 KCC모터스는 정보기술(IT) 회사 KCC정보통신의 자회사 격이고,아우디 딜러인 고진모터스와 포드 딜러인 선인자동차는 극동유화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인 신창메디칼은 인피니티와 닛산 딜러 사업을 벌이고 있고,학습지를 만드는 교학사는 지난해 벤츠의 서울 동대문 지역 총판 자격을 따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판매량이 월 1만대에 이를 정도로 커지면서 중견 기업의 참여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