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도 비켜간 산탄데르銀, 탈세 조사 복병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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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틴 회장ㆍ딸ㆍ동생 등 11명 소득신고 누락 혐의글로벌 금융위기도 스페인 산탄데르은행의 에밀리오 보틴 회장(사진)을 주저앉히진 못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는 오히려 지난해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지점 318개를 사들이는 등 변함없는 식욕을 과시했다. 산탄데르는 스페인 재정위기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무디스는 지난 3월 스페인의 30개 은행 신용등급을 최소 한 등급 이상 떨어뜨렸지만 산탄데르의 등급은 현행 AA2로 유지했다. 이렇게 위기를 모를 것 같던 보틴 회장 일가가 '탈세 조사'라는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보틴 회장 일가가 스페인 법원으로부터 세금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법원에 따르면 프랑스 세무당국은 HSBC의 스위스 PB(프라이빗뱅킹)와 거래한 스페인 국적자들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소득 신고를 누락했다고 스페인 당국에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법원은 보틴 회장과 그의 동생인 하이메 보틴 산탄데르 부회장,보틴 회장의 딸이자 산탄데르UK 최고경영자(CEO)인 아나 파트리시아 보틴 등 일가 11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아직 보틴 일가에 대해 특별한 혐의가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는 보틴 회장의 부친으로 1993년 타계한 에밀리오 보틴 시니어가 예치한 휴면 계좌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보틴 시니어는 1937년 스페인 내전이 벌어지자 영국으로 떠나면서 일가의 재산 중 일부를 이 계좌에 예치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