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판매 14K 주얼리에 ‘金 함량미달’ 부지기수

[한경속보]귀금속업계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14K 주얼리의 금 함량을 자체 검증한 결과,금이 규정만큼 들어있지 않은 경우가 절반을 넘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경 6월 1일자 25면 참조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가 서울 종로에서 유통되고 있는 14K 합금 제품을 51조각으로 나눠 정부·민간 검사기관 세 곳에 각각 17조각씩 금 함량 검사를 의뢰한 결과,함량이 14K 기준인 58.5%에 미달한 시료가 29개로 57%에 달했다.58.5%를 넘어 합격 판정을 받은 시료는 22개였다.다만 원자재로 쓰이는 99.9% 순금 제품은 모든 시료에서 금이 99.9% 이상 들어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협의회 측은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의 귀금속 함량 기준 관련 산업표준안 제정을 앞두고 업계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1일 이런 공개 검증을 실시했다.

업계는 최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금 제품의 표시 함량에 0.2%의 오차범위를 인정해 주느냐 마느냐를 놓고 심각한 논란을 겪어왔다.오차를 인정한다는 것은 순금이 각각 75%,58.5% 들어가야 하는 18K,14K 제품에 금이 74.8%,58.3%만 들어 있어도 정상적인 18K,14K 제품으로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업계 10여개 직능단체장 모임인 협의회 측은 순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재료의 멸실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이유로 ±0.2%의 오차를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러나 한쪽에서는 귀금속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오차범위 설정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왔다.

협의회 관계자는 “원재료인 순금 덩어리엔 이상이 없지만 제조 과정에서 일정 부분 손실이 발생된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도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금 함량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 업계에선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협의회 측은 이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주 안에 산업표준안과 관련한 업계 입장을 정리해 기술표준원에 제출할 계획이다.오차 허용여부에 따라 순금의 소비자가격은 3.75g(한 돈) 당 400원,합금은 300원 정도의 인상 요인이 생긴다.그러나 제조업체들이 강화된 기준에 따라 고가의 세공장비를 도입한다고 가정하면 원가 상승분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