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族' 화려한 외출에 남성 소품 好好

노트북·아이패드 파우치 불티
코오롱FnC, 매출 전년比 3배 ↑

LG패션, 백팩·크로스백 인기
제일모직, 타조무늬 제품 눈길

'그루밍족을 잡아라.'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하려는 남성이 늘어나면서 남성복 브랜드마다 가방,전자기기 케이스 등 다양한 잡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기존 남성복 브랜드에서 잡화 제품의 가짓수를 늘리는가 하면,잡화만 취급하는 브랜드를 새로 론칭하는 등 남성을 겨냥한 패션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2009년 하반기에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론칭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커스텀멜로우는 슬림한 디자인과 어깨견장,가죽패치 등 디테일을 살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 들어 이날까지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가량 늘었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매장 안에서 아이패드 케이스,노트북 가방,지갑 등의 잡화류를 찾는 수요가 늘자 올해 잡화 아이템 수를 160여개나 내놨다. 지난해보다 150% 늘린 것이다. 올해는 아이패드,노트북,소지품 등을 간편하게 넣을 수 있는 남성용 파우치(21만8000원)의 인기가 높았다. 핸드폰 케이스(8만8000원),아이패드 파우치(4만8000원) 등도 덩달아 잘 팔려 올 상반기 잡화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커스텀멜로우의 잡화 비중은 전체의 17% 수준이지만,연말까지 이 비중을 20~3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캐주얼 의상에 걸맞은 남성용 백팩,크로스백 등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LG패션의 닥스액세서리는 올 들어 남성 캐주얼 가방 비중을 지난해 20%에서 40%로 높였다. 이른바 '시티룩'으로 불리는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에 어울리는 패션 소품으로 가방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가죽소재의 서류가방만 찾던 남성들이 최근 캔버스,나일론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백팩과 크로스백을 찾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닥스액세서리는 지난해 시험적으로 백팩 제품을 1개만 내놨다가 올 들어선 가방 제품의 20%를 백팩으로 만들었다. 올 상반기 닥스액세서리의 남성 제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나 증가했다. LG패션의 헤지스액세서리도 가수 정용화 씨를 모델로 한 백팩을 내놨다. 지난 3월 한달 동안 '정용화 백팩'은 전달보다 2배 이상 팔렸다. 제일모직은 지난해 잡화 브랜드로 아이잘을 론칭했다. 노트북 및 카메라 가방,파우치 70여종,각종 정보기술(IT) 기기 케이스 100여종을 이 브랜드로 내놨다. 올 들어 이들 제품은 매월 매출이 전월 대비 2배씩 오르고 있다. 독특한 제품을 찾는 남성 고객들의 입맛에 맞춘 타조무늬의 아이폰 · 갤럭시탭 · 아이패드 케이스가 인기제품으로 꼽힌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잡화 브랜드 쿠론도 올 가을 남성 라인을 내놓기로 했다. 하병철 코오롱인더스트리 커스텀멜로우 기획팀 과장은 "남성복 브랜드들이 그동안 구색 맞추기용으로 잡화를 갖췄던 데 비해 최근에는 잡화만 찾는 젊은층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점차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 그루밍grooming.몸단장 또는 차림새를 뜻한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그루밍족(族)'이라고 부른다.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여성의 뷰티(beauty)에 대비된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