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러시아, 9년 만에 정상회담..7월 유력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북조선(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이 이번달 말부터 다음달 초에 걸쳐 러시아 극동 연해지방에서 실시될 방향으로 현지에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복수의 연해지방 당국자와 러시아 치안당국자가 "김 위원장이 내달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02년 8월, 5일간 일정으로 러시아 극동을 방문해 연해지방의 중심도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당시)과 회담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실현되면 약 9년만의 회담이 이루어진다.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김 위장원의 첫 회담이 실현되면 북조선의 경제원조와 핵문제를 둘러싼 6개국협의(6자회담) 재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러 국경지대에 위치한 북조선 경제특구 라선시의 개발과 투자에 중국이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러시아도 라선시 개발에 참여시키려는 북조선의 의도가 엿보이며 러시아도 라선시 투자확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교도통신은 분석했다. 하지만 러시아 극동은 과거에도 러시아 측이 김 위원장의 방문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도 실현되지 못한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최종적으로 방문이 실현될 지는 불투명하다. 러시아의 슈와로프 제1부총리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달 말에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내년에 실시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준비현황을 시찰할 예정이다. 방문 시, 이번 달 30일 경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검토되고 있다. 연해지방 당국자에 따르면, 회담장소는 블라디보스토크 교외 이외에 러·북 국경 하산지구가 검토되고 있다. 2008년 10월에 러시아 철도와 북조선이 공동으로 착공한 하산과 북조선 라선을 연결하는 철도의 북조선 내 보수현장을 합동으로 시찰할 것도 계획되고 있다고 통신은 밝혔다. 전재홍기자 jhjeo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