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12년째 시행…가격 비싸 소비자 신중

가전제품 부문은 오픈 프라이스 제도가 13년째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반면 과자 빙과 라면 등 간식류는 도입 1년 만에 종말을 맞게 됐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낳았을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가격 구매횟수 등과 관련한 제품의 특성 차이를 지목한다. TV 세탁기 오디오 등 가전제품은 가격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는 고가로 많아야 연간 1~2회 구입하는 품목이다. 판매점 간 가격 차이도 크게는 수십만원에 이른다. 그런 만큼 소비자들의 선택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가격 비교를 통한 효용도 그만큼 크다. 1990년대 말까지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업체들이 갖고 있던 가격결정권이 1999년 오픈 프라이스 시행과 함께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전자제품 유통점으로 빠르게 넘어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반해 간식류는 가격 비교를 통한 소비자들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진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보다 싼값의 판매점을 찾아 나서야 하는데 과자 등 간식류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용이 몇십원이나 몇백원에 불과해 소비자들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