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소연ㆍ김연아의 매끄러운 영어 인터뷰를 보고

최근 LPGA US오픈에서 1,2위에 오른 유소연과 서희경의 영어 인터뷰 장면을 보고 놀란 사람들이 많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김연아의 프레젠테이션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영어 구사능력을 보면서,우리 사회에 학력 격차보다 더 심각한 숙제로 떠오른 '잉글리시 디바이드(영어능력 격차)'를 새삼 염려하게 된다. 부모세대의 빈부 격차가 자녀의 영어 격차를 낳고,자녀세대의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 못할 현실이 됐다.

세계화 시대에 영어는 이미 필수 개인자본이다. 직장인 77%가 잉글리시 디바이드를 실감할 만큼,영어 구사능력이 취업 승진 연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식이라면 머지않은 장래에 영어를 할 수 있는 한국인과 그렇지 못한 한국인으로 두 종류의 한국인이 존재할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대학에선 영어강의가 20~30%에 달하고,영어강의를 못하면 아예 교수로 채용하지 않는 대학들도 많다. 영어 원어민은 세계 인구의 12%에 불과하지만 이미 세계 공용어다. 앞으로 100년간은 그런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차세대는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야 한다. 영어만큼은 공교육이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한 주요인이 사교육비인데,지난해 21조원 중 7조원을 영어 때문에 썼다는 것이다. 영어 태교에서부터 영어 베이비시터,영어유치원에다 조기유학까지 다녀온 아이들과 학교 외엔 달리 대안이 없는 아이들 간의 격차를 누가 메워줄 수 있단 말인가.

영어 공교육 반대를 반미 이념투쟁의 수단으로 여기는 강남 좌파 같은 세력들도 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 초기에 인수위원장의 소위 '어륀지' 파동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그러는 동안 서민들은 생활고에다 영어까지 얹어 더욱 절망하게 됐다. 강남 좌파들이 자녀들을 어디에서 공부시키고 있는지 조사해보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것이다.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위선이 넘쳐날 뿐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이 진정 서민을 위한다면 잉글리시 디바이드를 해결하는 무상대책이라도 내놓기 바란다.


연수도 안다녀왔는데
밤새 영어로 술술

내 아들은
서울대 다니는 수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