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202일째 농성 중인 김진숙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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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폭풍전야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인 김진숙 씨가 '정리해고 철회' 없이는 크레인에서 한발짝도 내려갈 수 없다고 버티는 데다,주말에는 또 한 차례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1월6일부터 영도조선소의 35m 높이 크레인에 올라가 농성한 지 26일로 202일째다. 그러나 회사 측은 "노사합의로 정리해고 문제를 마무리하기로 했다"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난해 12월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김씨가 철회를 요구하는 정리해고자 문제는 지난달 27일 노사합의이행 합의서로 일단락됐다. 170명의 대상자 중 76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94명이 남아 있다. 그러다가 노사는 최근 다시 추가 협상에 들어갔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노사 양쪽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정리해고 철회를 끝까지 주장하는 김진숙 지도위원 문제로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봉제공장 직원과 버스 안내양,해운대 백사장의 아이스크림 장수 등을 하다가 1981년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1985년 해고당한 뒤 지역 노동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진이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한 것은 그가 해고당한 지 4년 뒤다. 법적으론 한진중공업과 무관한 외부인사가 200일 넘게 회사 중장비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1,2차 정리해고 철회 버스가 한진중공업을 방문하면서 경찰과 크게 충돌했고,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30일 부산 바깥의 이런저런 인사들이 또다시 영도조선소에 몰려오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지만,더이상 그런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며 대형 충돌의 불상사를 우려하고 있다.
김씨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이제 회사 측과 정부,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됐다고 볼 수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본인의 의사표시도 된 만큼 고공 크레인에서 내려와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할 때다. 정치권과 외부세력 역시 한발짝 물러나 이 회사의 양쪽 주체인 노사가 해결의 터전을 마련하게끔 해줘야 한다. 이미 작업라인에 복귀한 임직원 1400여명과 여름휴가철 장사를 기대하는 지역 상인들,교통마비에다 넘쳐나는 '농성 쓰레기'로 큰 불편을 겪는 인근 시민들의 사정도 헤아려야 한다.
김태현 부산/지식사회부 기자 hyun@hankyung.com
한진중공업 사태는 지난해 12월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김씨가 철회를 요구하는 정리해고자 문제는 지난달 27일 노사합의이행 합의서로 일단락됐다. 170명의 대상자 중 76명은 희망퇴직을 했고 94명이 남아 있다. 그러다가 노사는 최근 다시 추가 협상에 들어갔지만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노사 양쪽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정리해고 철회를 끝까지 주장하는 김진숙 지도위원 문제로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봉제공장 직원과 버스 안내양,해운대 백사장의 아이스크림 장수 등을 하다가 1981년 한진중공업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1985년 해고당한 뒤 지역 노동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한진이 대한조선공사를 인수한 것은 그가 해고당한 지 4년 뒤다. 법적으론 한진중공업과 무관한 외부인사가 200일 넘게 회사 중장비를 불법 점거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1,2차 정리해고 철회 버스가 한진중공업을 방문하면서 경찰과 크게 충돌했고,시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기도 했다. 지역 주민들은 "30일 부산 바깥의 이런저런 인사들이 또다시 영도조선소에 몰려오겠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지만,더이상 그런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며 대형 충돌의 불상사를 우려하고 있다.
김씨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이제 회사 측과 정부,시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됐다고 볼 수 있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전국적인 관심사가 됐다. 본인의 의사표시도 된 만큼 고공 크레인에서 내려와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할 때다. 정치권과 외부세력 역시 한발짝 물러나 이 회사의 양쪽 주체인 노사가 해결의 터전을 마련하게끔 해줘야 한다. 이미 작업라인에 복귀한 임직원 1400여명과 여름휴가철 장사를 기대하는 지역 상인들,교통마비에다 넘쳐나는 '농성 쓰레기'로 큰 불편을 겪는 인근 시민들의 사정도 헤아려야 한다.
김태현 부산/지식사회부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