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교과부, 사립대 퇴직수당 2조5000억 '헛돈'

학교가 부담하도록 돼 있는 사립학교 교직원의 퇴직수당을 18년간 국가가 대신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쓰여진 예산만 2조5000억원이 넘는다.

감사원이 26일 공개한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재정운영실태'감사 결과에 따르면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립학교 법인이 부담하게 돼 있는 교직원 퇴직수당 2조5693억원을 국가에서 지급했다.

사학연금법에 따르면 교직원 퇴직수당은 원칙적으로 학교경영기관이 부담하도록 돼 있다. 다만 학교의 재정상태가 안 좋을 경우 한시적으로 국가가 낼 수 있게 돼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법이 시행된 1993년 이후 재정상태를 파악하는 판단 기준조차 만들지 않은 채 교원뿐 아니라 직원의 퇴직수당까지 부담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서울 시내 34개 대학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 1000억원 이상의 법인 기본금을 갖고 있는 곳이 24곳이나 됐다.

감사원은 지금과 같이 국가가 사립학교 교직원 퇴직수당을 계속 부담할 경우 2020년이 되면 한 해에만 1조원 이상이 낭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