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향후 금융수사 타깃은 자산관리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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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 불투명한 랩어카운트 들여다볼 것"검찰이 올해 하반기에 자문형랩을 포함한 자산관리상품 비리에 대해 고강도 사정에 나선다. 주식워런트증권(ELW),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파생상품 수사에 이어 여의도에 또다시 검풍(檢風)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파생상품 수사도 지속…"1년치 쌓여 있다"
◆자산운용사의 시세조종 '타깃'검찰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 검찰의 금융수사는 자산관리상품 비리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5일 말했다. 금융회사의 자산관리상품에 대해서는 그동안 운용의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왔다. 기초자산이 시중에서 쉽게 거래되는 증권이나 부동산뿐만 아니라 대출채권이나 사업권,심지어는 한우와 와인 등으로도 구성되다보니 운용 과정이 복잡하고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민사법원에는 이미 자산운용사들에 대한 관련 소송 서류가 쌓여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전자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 건수는 2009년 44건에서 지난해 60여건으로 늘었다. 투자자들이 "운용사가 손해가 될 만한 사항을 알고도 투자결정을 내리는 등 선의의 관리자로서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가 대부분이었다.
운용성과를 높이기 위해 투자 주식 등에 대해 시세조종을 할 가능성도 제기돼왔다. 형사처벌 가능성이 가장 높게 지적되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1월 발표한 '2011년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 감독방향'에서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의 펀드매니저들이 공모해 펀드 보유 종목의 시세를 조종하는 사례 등을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검찰은 자산관리상품 가운데서도 지난해부터 투자 열풍이 불었던 랩어카운트에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랩어카운트 자금은 2009년 말 20조원에서 지난해 말에는 35조6000억원으로 78%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3월 개최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일부 위원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랩어카운트시장의 문제점 점검을 지시하기도 했다. ◆"파생상품 수사 1년치 쌓여 있다"
검찰은 파생상품 수사도 하반기에 이어갈 계획이다. 검찰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파생상품 수사거리가 1년치 정도 쌓여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파생상품 판매와 관련해 20여개 증권사에 대한 특별 검사에 착수했다. FX마진거래(이종 통화 거래),옵션 판매 등에서 증권사가 소비자 보호 의무를 다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 중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의 불법이 발견되면 검찰에 넘겨질 수 있다. FX마진거래는 외환의 차익을 이용해 두 개의 통화를 사고 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파생선물거래다. 투자자의 99%가 개인이고,이들의 90%는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역시 '개미들의 무덤'으로 지목됐던 ELW시장에서와 같은 비리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 랩어카운트증권사가 예탁받은 재산을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운용하고 투자종목 추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상품이다. 운용 방식에 따라 증권사가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랩과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일임형랩이 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