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오바마의 합의안 수용, 美경제사 3대 실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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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 에클스'실수'란 여러 의미로 사용되지만 경제학에서는 경기 안정을 책임져야 할 정책당국자가 경제를 망치는 경우를 말한다. 미국 경제를 되돌아볼 때 두 개의 명확한 대실수가 있었다.
출구전략 서두르다 세계경제 대공황의 늪으로
1979년 볼커
금리인상해 인플레 잡으려다 스태그플레이션 최악상황 빠져
2011년 오바마
재정적자의 악순환 선택…글로벌 금융시장 혼돈 속으로
하나는 '에클스의 실수(Eccles's failure)'다. 매리너 에클스는 1930년대 대공황 시절 내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었다. 당시 경기가 최근처럼 어려워지자 비상대책을 추진했다. 비상대책이란 부작용을 안고 있는 비정상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위기가 극복되고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고 난 후에 출구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에클스는 경기가 비상대책으로 회복세를 보이자마자 나중에 발생할 인플레이션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서둘러 출구전략을 추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는 '대공황'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장기간 침체 국면을 겪었고,케인스 경제학이 태동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결과적으로 출구전략을 서둘렀던 것이 대실수로 연결된 셈이다.
또 하나는 '볼커의 실수(Volker's failure)'다. 1979년 폴 볼커가 FRB 의장에 취임할 당시 통화정책 추진 여건은 2차 오일쇼크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미국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됐다. 유가 급등과 같은 공급 측 요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는 자국통화 평가 절상,생산성 증대를 비롯한 공급 측 수단으로 대응해야 정책적합성 원칙에 맞는다. 하지만 볼커는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인 정책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은 잡지도 못하고 경기가 급락하는 이른바 '스테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목표인 인플레이션 안정만을 고집하고 정책적합성 원칙에 맞지 않는 정책금리를 무리하게 인상한 것이 대실수였다.
중요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채협상을 받아들인 것이 미국 경제역사상 '3차 대실수(Obama's failure)'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점이다. 이번 부채협상은 민주당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는 '재정적자의 화폐화'보다 공화당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는 '재정적자의 악순환'을 선택한 것이 결정적인 실수라는 것이 이들의 시각이다.
이번 합의대로 오바마 정부가 앞으로 재정지출을 줄여나갈 경우 경기는 더 침체되고 누진적인 조세 수입 구조상 재정적자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합의안 수용이 대실수가 될 것인지는 나중에 판명될 것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3년 만에 혼란이 초래되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상황이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