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작년 '기회손실' 1464억…기금운용 기본 안 지켜

감사원이 최근 학연에 따라 증권사 등급을 매겼다고 지적한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의 기본만 지켰다면 작년에 1464억원을 더 벌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국민연금은 작년말 기준으로 324조원의 돈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돈은 국민들의 연금으로 지출될 돈이다.

5일 국회예산정책처가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연기금의 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작년 국민연금의 운용에 따른 기회손실은 1464억원이었다.기회 손실이란 평균만 따라갔어도 벌 수 있는 돈을 날렸다는 얘기다.기회손실은 대부분 채권 운용에서 비롯됐다.국민연금의 작년 국내 채권 수익률은 국내 채권 평균 수익률(7.64%)보다 0.16% 포인트 낮았다.국민연금의 작년 채권 투자 비중은 66.7%로 215조8000억원에 달한다.운용을 평균보다 잘해 636억원을 더 수익을 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과 대조적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 같은 문제가 예산 편성의 정확성과 운용상 정책변수를 잘못 예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2009년 말 국민연금은 2010년 수입액을 24조1990억원으로 예측했지만,실제로는 4.5% 더 많은 25조2853억원이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국회예산정책처 관계자는 “초과해서 거둬들이는 것은 연례적인 현상”이라며 “수입을 정확하게 예상하면 투자 계획을 미리 짜놓을 수 있어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는 “기회손실은 실제 손실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강조하면서도 “금리 변동에 따라 각 투자 채권의 만기 조정을 잘 했어야 하는데,워낙 규모가 크다보니까 대응 속도가 늦었다”고 인정했다.

김재후 / 서보미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