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하락세 이어갈 듯

5일 국내증시는 조정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급락하며 2010선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는 오름세로 출발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2040선까지 밀리는 등 장 초반부터 변동을 부렸다. 200일 이동평균선(2051)의 지지력이 무너지자 장 후반 낙폭을 급격히 확대, 끝내 2020선을 내줬다.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4~5% 이상씩 폭락했다. 새로운 악재는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000명 감소한 4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측치(40만5000명)보다 줄어든 것이지만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돌발 악재가 아닌 경기 변수가 장세를 지배할 때에는 경기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른 시일 안에 지수가 기존 추세로 복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특히 이번 주말 발표될 미 고용지표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나올 경기에 대한 진단을 통해 냉정하게 현재 위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코스피지수 2000선 아래는 과매도 영역이라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향후 발표될 경기지표와 미국 중앙은행의 경기에 대한 시각이 제시될 경우 이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000선이 지지 시험대에 올랐다"며 "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은 가격조정의 연장이 아닌 단기 저점 확인용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FOMC 회의를 기점으로 8월 중 연준의 3차 양적완화에 대한 약간의 힌트라도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최근 강력해진 외국인 매도 강도가 잦아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경기의 본격적인 침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판단했다.

현재 코스피지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9.2배로 2010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 앉았다.이 연구원은 "미국 고용지표와 FOMC회의 등이 1차적인 관건이 될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급락세가 이어질 경우에는 막바지 변동성을 활용한 저점 매수의 기회도 노려볼 만한 시점"이라고 권고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