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투자 글로벌펀드서 77억弗 이탈

지난주 역대 세 번째 규모 유출…MMF 등으로 대거 이동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펀드 자금이 지난주 77억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연일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글로벌 펀드로부터의 자금 이탈 현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블룸버그 등 외신과 펀드정보제공 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닷컴에 따르면 지난주(4~10일)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서 7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전주(7월28일~8월3일) 11억8000만달러에 이어 2주 연속 순유출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신흥시장 펀드에서 빠져나간 돈은 주간 기준으로 역대 세 번째 큰 규모다. 전체 글로벌 주식형펀드에선 지난주 2008년 이후 최대인 261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채권형펀드에서도 104억달러가 1주일 새 빠져나갔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로는 498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던 2008년 9월보다 큰 규모로,주간 기준 사상 최대다. 글로벌 증시 폭락에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 및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을 빼 MMF로 갈아탄 것이다.

신흥시장 주식형펀드 중에선 특히 한국 증시와 직 · 간접적 관련이 있는 펀드의 자금 유출이 컸다. 신흥시장 곳곳에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마켓(GEM) 펀드에선 지난주 32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Asia ex Japan) 펀드에서도 같은 기간 29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전체 신흥시장 펀드의 주간 순유출액 중 79.2%가 이들 두 펀드에서 빠진 것이다. 이에 비해 동유럽 · 중동 ·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EMEA펀드에선 9억4000만달러,라틴아메리카 펀드에선 6억9300만달러만 이탈했다.

이 같은 글로벌펀드 자금 흐름은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매매 행태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10일 하루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조2759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포함,유가증권시장에서만 4~10일 총 3조375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