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1800~1900 박스권…연말께 2200 갈 수 있다"

마켓리더에 듣는다 -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CIO

원자재값 하락, 경기회복 도움…건설·조선·금융株가 유망
"그동안 주가를 높게 유지해왔던 낙관적 기대가 무너지면서 시장이 급락했지만 그렇다고 너무 불안해할 상황은 아닙니다. 국내시장은 3분기 동안 1800~1900선 사이 박스권에 머물다가 연말엔 2100~2200까지 갈 수 있다고 봅니다. "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사진)은 14일 "세계 증시 급락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적극적인 정부 정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최근 고용지표가 견조하게 나오는 등 미국이 더블딥(경기회복 후 재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낮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달 초부터 최고운용책임자(CIO)를 겸직하게 된 김 본부장은 한국투신운용의 주식 채권 대안투자 등 모든 운용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번 주가 하락으로 국내 시장이 싸졌고 기업이 받은 타격도 크지 않기 때문에 1800 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기 회복이 완만하게 유지되고 있고 특히 원자재 가격 하락은 경기 회복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값 하락은 초기 관련 기업들의 주가를 떨어뜨려 시장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원자재 가격이 하향 안정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지고 소비자 구매력이 높아져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것이 세계적인 고민거리였지만 원자재 값 하락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당장 적극적으로 긴축 완화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중국의 정책 변화는 선진국 경기가 힘을 못 쓰는 현 상황에서 큰 위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관심을 기울여볼 업종으로는 건설과 조선,금융을 추천했다. 건설주는 해외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조선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고,금융주는 투자자들의 우려에 비해 영업 환경이 양호한 데도 주가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존 주도주인 자동차 · 화학 · 정유는 좀 더 조정받기 전에는 매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 본부장은 "최근 이들 업종의 주가가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반기 동안 워낙 많이 올라 아직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화학 정유업체들은 이익모멘텀이 상반기만큼 크지 않아 상반기와 같은 주가 상승을 나타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