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반에서 제일 작은 우리아이 치료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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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장증대부분 초등학교가 오는 29일 개학한다. 열흘 남은 여름방학 동안 아이들은 못내 아쉬운 추억에 과제를 준비하지만 키 작은 아이를 둔 어머니는 아직도 관련 클리닉을 수소문하며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키 작은 루저(loser)'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지 고심하게 마련이다.
저신장증은 같은 성별,같은 또래의 아이들 100명 중에서 3번째 이내로 키가 작은 경우를 말한다. 또는 동일 연령대 아이보다 표준신장이 10㎝ 이상 작은 경우다. 대개의 저신장증은 특발성(가족성) 또는 체질성이다. 특발성 저신장증은 연간 성장속도가 5㎝ 이상이며 부모를 포함한 직계가족의 신장이 작은 경우가 많다. 체질성 성장 지연은 흔히 늦게 크는 아이로 알려져 있으며 골연령이 실제 나이에 비해 2~3년 어려 사춘기도 늦게 오고 성장도 늦어지지만 성인이 된 후 최종 키는 대개 정상 범위에 도달한다. 이 밖에 자궁 내 성장 지연(저체중 출생아),터너 증후군,성장호르몬 결핍증,갑상선 기능 저하증,만성적인 정신질환이나 사회성 문제,최근 문제가 되는 성조숙증 등을 저신장증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저신장증 치료에서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것은 성장호르몬 치료제가 유일하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키가 작은 모든 아이가 대상이 아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터너 증후군,만성신부전에 의한 성장 장애일 경우에 도움이 되고 일찍 발견해 어린 나이에 투여할수록 효과가 좋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뇌하수체가 성장호르몬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발생하는데 선천적으로는 뇌하수체나 시상하부의 형성 부전에 기인한다. 후천적으로는 이 부위가 종양 사고 방사선 등으로 손상된 경우다.
가족성 저신장의 경우는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성장호르몬 치료의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키가 너무 작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거나,정신적인 문제를 초래할 경우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피부 밑에 주사한다. 과거에는 앰플에 담긴 주사액을 1회용 주사기로 환자나 부모가 직접 주사했으나 최근에는 실온에서도 보관이 가능하고 펜 형태로 만들어져 쉽게 투약하고 폐기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 주사가 어렵지 않다. 나아가 휴대용 전자게임기처럼 생겨 주사침과 주사액이 내장돼 있고 맞을 날짜와 용량까지 관리해주는 제품도 호응을 얻고 있다. 키는 유전으로 생각해 후천적인 노력을 소홀히 하는 학부모가 꽤 많지만 실제로는 영양상태,운동,성장환경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영준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릴 때 키가 작아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원인이 되는 질병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이는 등 바람직한 생활습관이 형성되도록 어린이나 부모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은 장거리 달리기나 역도 기계체조 같은 무리한 종목을 피하면서 1주일에 3~4번,하루에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게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