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바마 모멘텀'에 이틀째 상승…증권株 '급락'

코스피지수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기부양 연설 기대감으로 이틀째 상승하고 있다. 다만 전날 급등과 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영향 점검, 추석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 등으로 거래는 한산한 모습이다.

8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74포인트(0.53%) 오른 1843.20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기대감 등으로 급등했다. 이날 지수도 오름세로 출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300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중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졌으나, 이미 예견된 일이라 영향은 미미하다.

기관이 사흘째 매수 우위로 419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도 닷새 만에 태도를 바꿔 606억원을 순매수 중이다. 개인은 100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증권 의료정밀 종이목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오름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삼성생명 SK텔레콤 하이닉스 등을 빼고 대부분 상승 중이다. 추석 연휴에 따른 매출 증가 기대에 음식료주들이 강세다. CJ제일제당 오리온 롯데칠성 롯데삼강 등이 1~6%대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대형 증권주들은 대규모 유상증자 우려에 급락 중이다. 전날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대우증권과 연내 5000억~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진 우리투자증권이 각각 하한가로 떨어졌다. 현대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5~8%의 급락세다.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장중 하락반전했다. 기관과 기타계에 매물이 증가한 탓이다. 현재 2.27포인트(0.47%) 내린 476.90을 기록 중이다. 기관이 사흘째 순매도로 42억원어치 주식을 팔고 있다. 기타계는 34억원의 매도 우위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2억원과 2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지천사업의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관련주들이 줄줄이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화공영 동신건설 홈센타 울트라건설 특수건설 삼목정공 등이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원·달러 환율은 상승하고 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85원 오른 1072.65원에 거래 중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높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단에서는 주식비중을 늘리고 1900선 전후에서 주식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국내 증시의 흐름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박스권 하단과 상단은 1700선 초반에서 1900선 초반 정도로 볼 수 있다"며 "거래도 그 수준에서 가장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저항선과 지지선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