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소득 5140만원 이하 가구, 대학 등록금 22% 덜 낸다

대학등록금 완화 방안

전공·지역 고려 안 해 '포퓰리즘 예산' 지적

교육과학기술부와 한나라당은 8일 당정협의를 열어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에 2조2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 예산이 1조5000억원,대학들의 등록금 동결 · 인하를 통한 금액이 7500억원이다.

전체 대학생의 명목등록금(고지서상 등록금)은 평균 5%,소득 7분위(연 가구 소득 상한액 5140만원) 이하 학생은 22% 이상 경감될 것으로 교과부는 예상했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일회성 대책이 되지 않도록 대학들의 자구 노력을 적극 유도하고 대학 구조개혁과의 연계성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안에는 소득 구분에 따른 지원만 있을 뿐 지방대나 이공계,국 · 공립대 등 국가적으로 필요한 대학 · 전공 분야에 대한 우선지원 내용 등은 없어 내년 총선을 의식한 포퓰리즘 예산 편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조5000억원 어떻게 쓰이나

정부 재정 1조5000억원 중 절반인 7500억원은 소득분위가 낮은 저소득층 학생 지원에 투입된다. 대상은 전체 가구의 34.2%를 차지하는 소득 3분위까지다. 기존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그 가구(4인 기준 연 소득 1653만원 이하)에 속한 학생에게 주던 국가장학금(연간 450만원)의 지급 대상을 소득 3분위 학생까지 확대,차등 지급하는 방식이다. 소득분위별 지급액과 지원율은 △기초생보자 450만원(100%) △1분위(연 가구 소득 상한액 1238만원) 225만원(50%) △2분위(2074만원) 135만원(30%) △3분위(2705만원) 90만원(20%)이다. 대학의 자구 노력까지 합치면 지원액은 △기초생보자 546만원 △1분위 321만원 △2분위 231만원 △3분위 186만원 등으로 늘어난다고 교과부는 설명했다. 나머지 7500억원은 소득 7분위 이하인 대학 재학생 수를 기준으로 대학에 배분한다. 대학은 학생의 경제적 여건과 장학금 수혜 현황 등을 고려해 장학금을 지급하게 된다.

고경모 교과부 정책기획관은 "기존 장학금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3000억원가량이 이관돼 순증되는 예산은 1조2000억원"이라며 "대학 시설투자비를 많이 삭감해 예산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국가 장학금 체계 통합 · 정비기존 저소득층 장학금을 통합해 두 가지로 단순화했다. 기초생보자와 소득 1~3분위에 주는 '국가장학금Ⅰ'과 소득 7분위 이하 학생에게 주는 '국가장학금Ⅱ' 유형이다. 두 유형 모두 대학을 경유해 지원된다.

교과부는 작년 1학기부터 도입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 개선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 장관은 "이자 부담 경감 등을 통해 낮은 이용률 문제를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 군입대기간 중 이자면제 등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 장관은 "대학의 재원 다변화를 위해 대학 기부금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도 기획재정부 등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