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공포 휩싸인 증시…"EFSF 증액 통과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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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딥(이중침체) 공포가 다시 증시를 덮쳤다.
증권업계에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더블딥 우려로 당분간 증시가 부침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오는 29일 독일 의회의 유럽금융안정기금(EFSF) 증액 법안 통과와 국제 공조가 관건이란 설명이다.23일 코스피지수는 남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더블딥 공포로 이틀째 급락, 1710선으로 주저앉았다. 오전 10시5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9.25포인트(4.96%) 폭락한 1711.30을 기록 중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중앙은행(Fed)의 경기부양책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실망과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 파리바 등 유럽 일부 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상황이 나타나는 등 재정위기 우려가 가중되면서 미국 주요증시가 3% 넘게 폭락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1730선으로 후퇴해 장을 출발했고, 낙폭을 키운 모습이다.
선진국 금융위기가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 위축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걱정이 커진 상황에서 부진한 중국 제조업지수도 우려를 키웠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가 위험지대(danger zone)에 놓여 있다"며 "여전히 세계 주요 국가들이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갈수록 그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유럽 재정위기 문제의 재발과 이에 대한 대책에 따라 증시가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에도 증시 흔들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 이슈에 대해 유럽과 미국이 강도 높은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불안심리가 커졌다"며 "오는 29일 독일 의회의 EFSF 증액 법안이 통과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디폴트가 발생한 국가들은 디폴트 선언 이후 환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수출 호조·수입 억제에 따라 회복되는 과정을 거쳤다"며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재정위기 문제는 유로화 사용으로 인해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초유의 사태이며, 현 시점에선 정치권과 결부된 대응책이 문제"라고 말했다.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침체 불안이 가중되면서 정책 불신과 유럽 재정위기 사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증시를 흔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29일 독일 EFSF 증액 법안 통과와 10월3일 집행 여부 확인 등을 거치며 긴박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재천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제 공조가 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내놓는 대책도 한계가 있어 시장의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미국이 더블딥으로 가고 있지만 해결책인 유동성 투입 역시 부작용 때문에 선뜻 결정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주가·원화·채권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환경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더 비슷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조 센터장은 "최근 은행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권 중심의 자금 경색이 실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급락장에선 환율과 채권 시장이 상대적으로 건재했지만 이달 들어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그동안 하단으로 작용했던 코스피지수 1700선이 버텨낼 수 있는지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차적으로 1700∼1750선이 지지선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 증시가 연저점을 위협받는 상황이라 한국 시장도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해 지수가 크게 밀릴 가능성도 있으나 1700 부근에서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며 "저점을 1700선으로 놓고 1900선을 상단으로 보는 박스권 장세의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장기 관점에서 우량주 저가 매수를 고려할 만 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류 본부장은 "당분간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700선은 매수기회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증시 상황에선 이미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라면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 변동성 장세를 견뎌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역성장하지 않는한 PBR 1배 수준은 저평가 상태란 점에서 코스피지수 1700선에서는 절대 가치 측면에서 우량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수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진단했다.유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현 시점에선 1650∼1750 구간을 하단으로 가정하고 있는데 문제는 기업실적과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신뢰 여부"라면서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IT(정보기술)버블, IMF 외환위기 등 선례를 고려하면 장기 관점에서 우량주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돼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변관열·오정민·최성남·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
증권업계에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더블딥 우려로 당분간 증시가 부침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지만 투자자들에게 냉정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오는 29일 독일 의회의 유럽금융안정기금(EFSF) 증액 법안 통과와 국제 공조가 관건이란 설명이다.23일 코스피지수는 남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더블딥 공포로 이틀째 급락, 1710선으로 주저앉았다. 오전 10시52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9.25포인트(4.96%) 폭락한 1711.30을 기록 중이다.
22일(현지시간) 미국중앙은행(Fed)의 경기부양책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한 실망과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 파리바 등 유럽 일부 은행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상황이 나타나는 등 재정위기 우려가 가중되면서 미국 주요증시가 3% 넘게 폭락했다. 이에 코스피지수도 1730선으로 후퇴해 장을 출발했고, 낙폭을 키운 모습이다.
선진국 금융위기가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 위축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걱정이 커진 상황에서 부진한 중국 제조업지수도 우려를 키웠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가 위험지대(danger zone)에 놓여 있다"며 "여전히 세계 주요 국가들이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갈수록 그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유럽 재정위기 문제의 재발과 이에 대한 대책에 따라 증시가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후에도 증시 흔들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재정위기 이슈에 대해 유럽과 미국이 강도 높은 대응방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불안심리가 커졌다"며 "오는 29일 독일 의회의 EFSF 증액 법안이 통과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디폴트가 발생한 국가들은 디폴트 선언 이후 환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수출 호조·수입 억제에 따라 회복되는 과정을 거쳤다"며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재정위기 문제는 유로화 사용으로 인해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사실상 초유의 사태이며, 현 시점에선 정치권과 결부된 대응책이 문제"라고 말했다.유병옥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경기침체 불안이 가중되면서 정책 불신과 유럽 재정위기 사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가 증시를 흔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오는 29일 독일 EFSF 증액 법안 통과와 10월3일 집행 여부 확인 등을 거치며 긴박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재천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제 공조가 긴밀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내놓는 대책도 한계가 있어 시장의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미국이 더블딥으로 가고 있지만 해결책인 유동성 투입 역시 부작용 때문에 선뜻 결정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들어 주가·원화·채권 가격이 함께 떨어지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금융시장 환경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더 비슷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조 센터장은 "최근 은행주를 중심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있는데, 이는 은행권 중심의 자금 경색이 실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급락장에선 환율과 채권 시장이 상대적으로 건재했지만 이달 들어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 한걸음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그동안 하단으로 작용했던 코스피지수 1700선이 버텨낼 수 있는지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차적으로 1700∼1750선이 지지선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 증시가 연저점을 위협받는 상황이라 한국 시장도 안전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축된 투자심리로 인해 지수가 크게 밀릴 가능성도 있으나 1700 부근에서 주식 비중 확대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며 "저점을 1700선으로 놓고 1900선을 상단으로 보는 박스권 장세의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적극적인 투자자라면 장기 관점에서 우량주 저가 매수를 고려할 만 하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류 본부장은 "당분간 어수선한 시장 분위기는 계속될 전망이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700선은 매수기회로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증시 상황에선 이미 시장에 진입한 개인투자자들이라면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 변동성 장세를 견뎌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 경기가 역성장하지 않는한 PBR 1배 수준은 저평가 상태란 점에서 코스피지수 1700선에서는 절대 가치 측면에서 우량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수를 고려해볼만 하다고 진단했다.유 본부장은 "단기적으로 현 시점에선 1650∼1750 구간을 하단으로 가정하고 있는데 문제는 기업실적과 매크로(거시경제) 상황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신뢰 여부"라면서도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IT(정보기술)버블, IMF 외환위기 등 선례를 고려하면 장기 관점에서 우량주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돼 냉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변관열·오정민·최성남·정인지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