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상처가 저절로 낫는 이유는…'내 안에 줄기세포'가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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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 아하! 그렇군요피부에 난 대수롭지 않은 상처는 연고를 바르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다. 손톱과 발톱은 깎아도 어느새 자라 있고, 머리카락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우리 몸 안에 줄기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가 '황우석 사태' 이후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최근 정부가 자가성체줄기세포 유래 신약 허가 조건을 완화하고 줄기세포 연구개발(R&D)에 전폭적 지원을 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미분화 상태에서 무한히 증식할 수 있는 세포를 말한다. 자연 상태의 줄기세포는 크게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로 나뉜다.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란이 되고 이것이 분열을 거듭하면서 배반포가 되는데, 보통 수정 후 12~14일 이내 배반포에서 뽑아낸 배아줄기세포는 모든 조직의 세포(태반 등 일부 제외)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이 특징을 '전능성(pluripotent)'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단계를 지나면 줄기세포는 특정 기관으로 분화한다. 즉 어떤 것은 신경세포 신경교세포 등으로 분화하는 신경줄기세포로, 어떤 것은 근육 뼈 연골 지방세포 등으로 분화하는 간엽줄기세포, 어떤 것은 림프구 적혈구 백혈구 등으로 분화하는 조혈줄기세포로 바뀐다. 이를 통틀어 성체줄기세포라고 하며,특정 조직이나 기관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다능성을 지녔다고 한다. 이 단계를 지나면 근육세포는 심장근육 골격근육 등으로 더 잘게 분화한다.
즉 줄기세포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것의 원형이며, 줄기세포가 없다면 인간의 치유 및 재생 능력도 없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피가 나오고 딱지(죽은 세포)가 생기는데 딱지가 떨어지면 새 살이 나와 있다. 해당 조직의 피부를 새로 만드는 성체줄기세포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가장 분화능이 높지만 인위적 이식시 체내에서 기형종이 되기 쉬운 배아줄기세포는 난자 채취 등 윤리적 논란과 함께 황우석 사태로 국내에서는 입지가 좁아졌다. 대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약품 및 시술을 상용화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환자 체세포 분화 시계를 거꾸로 돌려 배아줄기세포와 같은 전능성을 갖게 만든 인위적 줄기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 Cell)도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