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알고 보면 '작업 톡'?


20대 여성 미영씨는 하루에도 수십번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최근 스마트폰 전용 메신저로 알게 된 동갑내기 남자 회원과 하루종일 카카오톡을 주고 받기 때문.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스마트폰 전용 친구찾기 어플을 이용해 친분을 맺은 후 서로 '카카오톡'에 친구 추가를 한 뒤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유행이 되고 있다. '1km' '후즈히어' '두근두근 우체통' 등이 대표적인 친구찾기 어플. 이들 어플을 이용하는 젊은이들은 "프로필 사진과 간단한 소개글을 보고 말을 건 뒤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릴 필요 없이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어 부담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스마트폰 전용 메신저 어플 '카카오톡'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작업어플'로 불리고 있다.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낯선 이성과의 만남에 이용하는 젊은이들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소셜 데이팅 업체 '이츄'는 '카카오톡과 연애의 상관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는 20세 이상 미혼남녀 533명(남 279명, 여 254명)이 참여했다.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모르는 이성의 메시지를 받아봤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34.8%와 여성의 62.6%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대로 '스마트폰 메신저를 이용해 모르는 이성에게 말을 걸어봤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전체 응답자 중 남성의 65.2%, 여성의 10.2%가 긍정했다.남성이 여성보다 솔로 탈출 도구로 모바일 메신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메시지를 받았을 때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도 남성과 여성의 태도가 확연히 달랐다.

남성 응답자의 10명 중 7명 정도가 '조심스럽게 누구인지 묻는다'(68.1%)고 답변했다. 이어 '일단 대화를 나눈다'(17.2%), '프로필부터 확인한다'(14.3%) 등의 순이었다.여성 응답자는 남성 응답자보다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프로필부터 확인한다'(64.2%)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조심스럽게 누구인지 묻는다'(28.7%)와 '일단 대화를 나눠본다'(5.1%) 등의 순이었다.

'SNS 등 온라인으로 알게 된 이성이 카카오톡 아이디를 물었을 때의 대처법'에 대해선 남성의 59.1%가 '어렵지 않게 알려준다'며 긍정적 입장을 취했다. '거절하겠다'는 남성은 단 한명도 없었다.

반면 여성의 66.1%는 '조금 더 친해지고 나면 알려준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솔로 탈출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물음에 남성 39.4%는 '낯선 이성과 친해져 호감 사이로 발전할 수 있다'고 답했다. 여성 33.9%는 '평소 호감 있는 상대와 돈독해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기타 의견으로 남성은 '호감 있는 상대와 돈독해지기'(28.7%), '사진으로 외모와 분위기 파악'(19%) 등을, 여성은 '낯선 이성과 친해지기'(23.6%), '사진으로 외모와 분위기 파악'(22%) 등을 꼽았다.

한상권 이츄 부장은 "20~30대 미혼남녀 사이에 모바일 메신저가 솔로 탈출을 위한 활발한 교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이어 "스마트폰 순기능을 활용해 인연을 이어가려면 카카오톡, 소셜데이팅 등 SNS를 통해 자신의 프로필을 투명하게 밝히고 온라인 상에서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