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실사 개시…예보 "11월 중 예금 지급"

매각ㆍ가교 저축銀 설립 추진…프라임 등 가지급금 1조 넘어

예금보험공사가 예금자들의 장기 농성으로 지연돼 온 부산저축은행 실사를 23일 개시했다. 예보는 실사작업을 마치고 11월 중 1인당 5000만원 한도인 예금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예보는 이날 부산저축은행에 실사팀을 파견했으며 향후 3주에 걸쳐 이 저축은행에 대한 자산 및 부채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자산부채 이전(P&A)이나 가교 저축은행 설립,청산 · 파산 등 처리 방식에 따라 조정될 수 있지만 11월 중에는 예금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으리란 게 예보 측 설명이다.

부산저축은행 예금자들은 지난 2월 영업정지 이후 1인당 2000만원 한도인 가지급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5000만원을 초과해 돈을 넣은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들이 전액 보상을 요구하면서 5월부터 4개월이 넘도록 본점을 점거하는 바람에 실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예보는 일단 부산저축은행을 다른 금융회사에 매각할 방침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자체 가교은행을 세우거나 다른 가교은행에 합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청산 또는 파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부산지역 여론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예보 관계자는 "최근 영업정지된 다른 7개 저축은행과 동시에 매각을 추진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예보가 지난 22일 프라임 대영 제일 제일2 토마토 에이스 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 예금자에게 내준 가지급금은 총 1조952억원(8만3983명)으로 집계됐다. 가지급금 대상자는 64만여명이다.

가지급금 대상자는 예보 홈페이지(dinf.kdic.or.kr)와 해당 저축은행 본 · 지점에서 신청할 수 있다. 각 저축은행 인근에 있는 농협 및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은행 지점에서도 가능하다. 오는 11월21일까지 두 달 동안 신청을 받는다. 이자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정상화하거나 청산 · 파산시킨 다음 사후정산하는 방식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부산에 본점을 둔 파랑새저축은행 예금자들을 위해 별도로 4500만원 한도의 예금담보대출을 해주기 시작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