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은 우량株 저가매수 기회"…연기금, 삼성전자ㆍ기아차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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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가치 대비 저평가 종목 선호…LG화학·네오위즈게임즈도 관심지난 8월 초 이후 급락장 출현 때마다 연 · 기금이 저가 매수에 나서 증시를 떠받치면서 이들이 사들이는 종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박스권 매매에 치중하는 자산운용사 등 일반 기관투자가와는 다르게 장기투자 성향이 강한 연 · 기금은 유가증권시장의 삼성전자 기아자동차,코스닥시장의 다음 네오위즈게임즈 등 대형 우량주들을 쓸어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장에서 연 · 기금 매수가 몰리는 종목들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 개선세가 높거나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지나치게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장기투자를 하는 일반인도 이들의 순매수 종목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 자동차주 집중 매수23일 5.73% 급락한 유가증권시장에서 연 · 기금은 1250억원을 순매수하며 13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248억원을 순매수했다. 열흘째 순매수세다. 연 · 기금은 8월 초 이후 국내 증시의 가장 뚜렷한 매수주체다. 8월2일부터 이날까지 순매수 총액은 유가증권시장이 3조7912억원,코스닥시장이 2981억원에 달한다.
연 · 기금은 8월2일 이후 대형 우량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이윤규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은 "우량주 중에서도 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유망하고 가격 메리트가 있는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수한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반도체 관련주,자동차주,통신주 등이 8월 초 이후 집중적인 연 · 기금의 러브콜을 받았다. 반도체주인 삼성전자는 3103억원,하이닉스는 145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도체 가격이 지난 6월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바닥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연 · 기금은 예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자동차 3인방'도 연 · 기금의 선호 종목이다. 8월 초 이후 기아차는 2412억원,현대모비스는 1825억원,현대차는 115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성장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안정적인 실적과 고배당 메리트가 있는 SK텔레콤 KT 등 통신주도 1000억원 이상 신규 매입했다.
◆엔터테인먼트주 순매수도 주목
연 · 기금은 화학 건설주 중에서는 특정 종목을 '편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학업종에선 '부동의 업종 대표주' LG화학을 8월2일 이후 1348억원 순매수했다. 건설주 중에선 최근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 자회사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원유생산설비 공사를 따내는 등 해외 수주가 늘고 있는 GS건설을 1188억원어치 새로 샀다. 코스닥 종목을 포함해 인터넷포털주와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주에 연 · 기금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인터넷포털인 NHN(1382억원 순매수)은 유가증권시장 종목 순매수액 7위에 올랐고 다음(318억원 순매수)은 코스닥 종목 중 1위를 기록했다.
게임주 중엔 엔씨소프트(1185억원) 네오위즈게임즈(257억원) JCE(89억원) 등에 매수세가 몰렸다.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도 연 · 기금이 66억원을 신규로 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상관없이 꾸준한 매출이 발생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진 점이 부각되면서 게임주는 연 · 기금의 장기투자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대 종합 엔터테인먼트업체인 에스엠도 8월 초 이후 연 · 기금이 181억원을 매입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