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도 불안…보험사, 자금운용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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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대신 회사채 투자 늘려…구조화 채권 매입도 검토국공채 투자 일색이던 생명보험사의 유가증권 운용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공채 투자에 배정돼 있던 자금을 회사채 투자자금으로 조정하고,구조화채권에 대한 신규 투자를 검토하는 생보사도 있다. 국공채 금리 하락으로 역마진 상황에 놓이자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국고채 비중을 줄이고 회사채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유가증권 운용자금을 재배정했다. 국고채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일정 부분 위험부담을 감수하더라도 회사채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규 발행물과 경과물을 합쳐 이달 들어서만 1000억~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투자했다. 월 단위로는 이례적으로 큰 투자 규모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사의 수요가 몰리는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대 중후반으로 유지돼 대안을 찾아야 했다"며 "동일한 만기의 회사채 금리가 1%포인트까지 높아 투자를 돌렸다"고 말했다. 생보사의 저축성 보험에 적용되는 금리인 공시이율은 5%대 초반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채권시장에서 보험사의 회사채 순매수액은 크게 확대됐다. 올 들어 보험사가 순매수한 회사채 규모(23일 기준)는 7조430억원에 달한다. 전년 같은 기간 3조1695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회사채 순매수액에서 보험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20.0%,7월 21.7%에서 8월에는 31.7%로 상승했다. 대한생명은 은행 예금을 활용하고 있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공사채를 많이 샀지만 국고채 20년물 금리가 4%대 초반 밑으로 내려가면서부터 은행 예금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며 "1년 단위로 봤을 때 은행 예금 금리가 국고채 수익률보다 0.4~0.5%포인트 높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은행이 발행한 구조화채권에 대한 투자를 고려 중이다. 구조화채권은 채권과 파생상품이 결합돼 만들어진 상품이다. 채권의 원금과 이자가 금리 주식 통화 등의 기초자산과 연동돼 결정된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손해보험사에 비해 생보사는 상대적으로 구조화채권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기돼 200억~300억원가량의 투자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