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MBA] 외식천국 중국 공략하려면 … 유연한 현지화가 필수

최근 5일간의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주최하는 ‘외식산업 프랜차이즈 전문경영인 양성 과정’ 의 일원으로 베이징의 외식업체들을 탐방하는 연수 프로그램이었다. 이 과정 중에서 특히 주의깊게 보았던 부분은 국내 외식업체의 베이징 진출 전략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국내 외식업체들이 국내시장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고 한식 세계화를 확산시키겠다는 두 가지 목표로 해외시장으로 나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성공보다 고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훨씬 더 많이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외식업체의 해외 진출이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현지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우선 한국식을 고수할 것인가, 아니면 현지화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정책결정이다. 필자가 보기에 이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베이징 차오양구에서 영업 중인 ‘놀부항아리갈비’ 의 경우 맛은 한국식으로 하되 메뉴는 현지에 맞게 다시 구성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국내에는 없는 소갈비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베이징 대학가에서 얼마 전 오픈한 분식점 ‘아딸’ 의 경우는 떡볶이와 튀김은 한국과 동일한 맛이지만 중국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라탕’ 메뉴를 추가했고 현지 입맛에 맞는 순대도 개발했다. 베이징에서 선전하고 있는 두 업체는 지킬 것과 변형할 것을 나눠서 고객에게 다가간 것이다.

두 번째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필요한 노하우를 너무 독자적으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각종 정보 소스를 잘 활용하면 비용이 엄청나게 절감될 것이란 점이다. 현지에 진출한 한 업체의 경영진은 시장조사와 점포 개점을 위해 3년간 200회 가까이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렇게 왔다갔다 할 비용의 10분의 1만 들이면 KOTRA 현지 사무소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KOTRA는 시장조사는 물론 관련 업체의 정보까지도 제공하고 있다. 세 번째는 종업원 교육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은 현지 인력의 생산성이 한국인 직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외식업은 교육사업이라고 할 만큼 직원의 언행이 매출을 좌우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현지 종업원 교육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허 건 행복한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