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로 미국 분열

티파티 "시위대와 비교 말라"
공화 "오바마 정부 실패가 원인"
BoA 거액 퇴직금…'돈잔치' 계속
확산 일로인 '월가 시위'를 둘러싸고 미국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시위를 옹호하는 진영과 비난하는 진영으로 갈렸다.

보수 유권자단체인 티파티(Tea Party)는 자신들과 월가 시위대를 비교하지 말라고 8일 경고했다. 티파티 지역조직인 '티파티 익스프레스'의 에이미 크레머 회장은 "그들은 월가에서 시위하는 이유도 제대로 모른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들을 우리 티파티 활동에 대항하는 좌파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시위대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대거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티파티는 오바마 정부 출범 직후인 2009년부터 형성됐다. 오바마 정부에 반대하는 기치를 확실히 내세웠다는 게 크레머 회장의 주장이다. 반면 월가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정치적 목적이나 향후 진로에 대해 뚜렷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군중이 주도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일 "이번 시위는 미국인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이라며 "시위대의 좌절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원의 에릭 캔터 공화당 원내대표는 오바마의 발언을 겨냥해 "이번 시위대는 군중에 불과하며,오바마 정부의 정책 실패가 부추긴 것"이라고 반박했다. 캔터는 티파티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월가 탐욕을 비판하는 시위에도 금융권의 돈 잔치는 계속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지난달 해고된 샐리 크로첵 자산운용책임자에게 총 600만달러(70억8000만원)를 지급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크로첵과 함께 회사를 그만둔 조 프라이스 전 소비자금융 책임자도 500만달러를 받는다.

크로첵과 프라이스는 월급여와 수당으로 85만달러와 515만달러,85만달러와 415만달러를 각각 챙기게 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