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경찰 '방콕 제방사수' 총력전

침수지역민 물빼기에 맞서
태국 수도 방콕의 경찰과 시민들이 강둑의 제방을 두고 대치하고 있다. 방콕에 들어찬 물을 빼기 위해 제방을 부수려는 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옥신각신하고 있는 것.

블룸버그통신은 수쿰판 빠리팟 방콕시장이 경찰에 비상령을 발령하고 제방을 지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2일 보도했다. 이는 방콕 북부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물을 빼야 한다며 제방을 직접 부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일 태국 PBS방송은 방콕 북부에 있는 삼와 운하 주변 주민들이 제방을 부수고 있는 모습을 방영했다. 방콕은 도심지 침수는 면했으나 50개구 중 15개 지역이 침수된 상태다. 제방이 무너지면 물은 상업지구가 밀집한 도심과 방콕 동쪽 산업단지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방콕 동부의 방춘 랏끄라방 산업단지에는 혼다자동차와 유니레버,캐드버리 등 다국적 기업의 공장이 밀집해 있다. 빠리팟 시장은 "제방 수리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제방을 시급히 수리하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홍수로 태국 77개주 가운데 63개주가 침수됐다. 1만여개 기업의 공장도 가동을 중지하고 문을 닫은 것으로 추산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