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승부수'…1500억 사회환원

15일 오전 기부 배경 발표
내년 대선의 유력주자로 거론돼온 안철수 서울대 교수(사진)가 1500억원에 달하는 안철수연구소 보유주식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했다. 높은 대중적 인기와 정치적 폭발력을 갖고 있는 안 교수의 전격적인 재산 기부는 사실상 대선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돼 정치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안 교수는 14일 오후 5시30분께 안철수연구소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랫동안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한다"고 밝혔다. 안 교수가 보유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 주식은 9월 말 현재 372만주로 전체(1001만3855주)의 37.1%다. 이날 종가(8만1400원) 기준으로 3028억원에 달한다. 이 중 절반인 186만주를 기부하면 금액으로는 1514억원이다.

주식 기부 방식에 대해 안 교수는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지,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인지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결정하겠다"며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가 재산 사회 환원을 발표함에 따라 정치권은 안 교수의 대권 행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안 교수도 이 점을 의식한 듯 이메일에서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그의 멘토인 김종인 전 경제수석은 "안 교수가 바깥(정치)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앞장서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는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15일 오전 9시25분 수원에 있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재산기부 배경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원기/허란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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