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1800선 밑에선 적극 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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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에 듣는다 - (3) 권재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본부장"코스피지수가 1800선 밑으로 떨어지기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
예상된 악재에도 증시 민감…당분간 '바벨전략' 유효
권재완 공무원연금 자금운용본부장은 22일 최근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권 본부장은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 상승 등 최근 코스피지수를 끌어내린 재료는 대부분 예견됐던 것"이라며 "예상된 악재에 세계 증시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바벨 전략(기존 주도주와 방어주를 균형 있게 나눠 담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코스피지수 1800선 밑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1900선을 넘으면 수익을 일부 실현하며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운용 실적은.
"당초 목표수익률은 6.9%였다. 일단 목표수익률은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채권금리가 예상보다 떨어진 데다 주식부문에서도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벤치마크 설정이 어려운 대체투자에서도 7% 정도의 목표수익률을 정했는데 약간 미달할 것 같다. 어느 한 군데서도 대박을 터뜨리기 힘든 투자환경이 되고 있다. "
▼내년 운용 전략은 어떤가. "주식 투자 비중을 높일 예정이다. 전체 운용자산 4조4000억원 중 주식이 22%,채권이 63%,대체투자가 15%인데 주식 비중을 27%까지 올릴 생각이다. 2015년에는 주식 비중을 35%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저금리 시대로 접어들면서 필요 수익률을 맞추려면 주식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
▼운용 전략에서 특별히 고민하는 것은.
"리스크 관리다. 주식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리스크는 더 커진다. 해외 주식 및 헤지펀드에 투자해 국내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비중은 가능한 낮추는 것을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롱쇼트전략을 이용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하면 시장변동성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이는 것을 줄일 수 있다. 해외 주식 투자 비중도 높여 리스크를 헤지할 생각이다.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 전체 주식투자 규모 중 순수한 국내 주식 매수는 15~20% 정도만 가져갈 계획이다. "▼내년 증시는 어떻게 보나.
"현재 주식시장이 부진하지만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다소 힘들 수 있지만 대세상승은 이어질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최고 23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본다. "
▼다른 연기금에 비해 운용이 소극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공무원연금은 성숙기에 들어간 유일한 연기금이다. 회원들에게 받는 돈보다 지급하는 돈이 많다는 얘기다. 따라서 전체 자산의 15% 정도를 항상 지급 준비금으로 확보해 둬야 한다.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만기되는 자금만 가지고 재투자하다 보니 투자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 "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