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車 CEO 줄줄이 교체

극심한 불황에 판매부진 책임
GM, 라일리 내년 3월 물러나…폭스바겐, 유럽 판매총괄 바꿔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가 잇따라 옷을 벗고 있다. 특히 판매 부진이 극심한 유럽 자동차 업체의 CEO 교체가 잦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최근 닉 라일리 GM 유럽법인 사장이 내년 3월 물러난다고 밝혔다. 칼 프리드리히 스트라크 오펠(GM의 유럽브랜드) CEO가 GM 유럽 사장을 겸임하기로 했다. 라일리 사장은 2002년부터 2006년 9월까지 GM대우(현 한국GM) 사장으로 한국에서 근무했다. 기아자동차는 이달 중순 유럽 판매법인장에 예병태 전 아프리카·중동 법인장을 임명했다. 아·중동 판매법인장에는 김민건 전 호주 판매법인장을 임명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영업력이 검증된 인력을 전략지역에 전진 배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이달 초 유럽지역 판매총괄에 자비에 차아돈 시트로앵 프랑스 마케팅총괄을 스카우트했다. 폭스바겐이 경쟁 업체의 인력을 스카우트하면서 마케팅 책임자를 전격 교체한 것은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예상되면서 세일즈와 마케팅 분야 전문가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경영진 교체와 자리바꿈은 더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은 최근 “2012년 유럽시장은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판매 감소는 의심할 여지가 없고, 감소 폭이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곤 회장은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설비투자, 고용, 임금 등 모든 부문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앞서 포드자동차는 스페인 발렌시아 공장 직원 6200명 가운데 4000명에 대해 내년 중 39일간 무급 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수요 감소로 생산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북미시장에서도 자동차 경영진의 교체가 늘어나고 있다. 미쓰비시 북미법인의 마케팅·생산 전략 담당 그레고리 아담스 부사장과 기획 담당 마이크 크렙스는 지난달 말 회사를 떠났다. 메르세데스벤츠 미국법인의 앨런 맥라렌 고객서비스 담당 부사장도 연말 회사를 떠날 예정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