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사끼리 할인혜택·심야 퇴근때 에스코트

도심 대형 오피스, 치열한 서비스 경쟁

3분기 공실률 8%대 치솟자 '입주사 만족 높이기' 올인
서울스퀘어, 열차·공연 예약
페럼타워, 고급 레스토랑 유치
‘입주사 간 상품할인 주선에 항공권 예약, 우산 대여까지….’

종로·중구 등 서울 도심의 대형 오피스빌딩들이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광화문의 교보빌딩, 을지로 인근 센터원·페럼타워,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빌딩 등이 주도 중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권 오피스 공급이 늘고 공실률이 지난 3분기 8.3% 수준까지 치솟자 입주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여직원 경호 서비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빌딩은 최근 입주사들의 제품 가격을 할인해 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빌딩을 관리하는 교보리얼코가 입주사들에 제안해 상당수 입주사들이 참여했다. 교보빌딩 입주사 직원이 건물 내에 있는 H법무법인의 법률 자문을 받거나, 교보문고 서적을 구매하면 일정 비율만큼 깎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L치과 등 교보빌딩 내 병원들도 입주사 직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교보리얼코는 입주사 직원들을 위해 우산 대여 서비스도 하고 있다. 빌딩관리를 맡고 있는 박재홍 교보리얼코 관리팀장은 “비가 오는 날에는 이용자가 200명이 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입주사 간 할인 서비스는 전체 입주사의 50% 정도가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LG그룹 계열 빌딩관리업체인 서브원이 맡고 있는 서울스퀘어빌딩은 입주사들을 위해 수화물 관리, 열차·항공·레스토랑·공연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소 8명에서 최대 200명까지 쓸 수 있는 연회장과 회의실도 빌려준다.

회사 관계자는 “입주사 직원을 대상으로 24시간 운영하는 에스코트 서비스는 밤 늦게 귀가하는 여직원들이 주요 고객”이라며 “제복을 입은 보안요원이 택시 탑승 때까지 경호해 준다”고 설명했다.◆최첨단 보안 시스템도 강화

서울 수하동의 센터원빌딩은 보안을 대폭 강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건물 1층 로비는 일반에 공개하지만 2층 로비는 일반인 출입을 제한, 입주사 전용 공간으로 쓰도록 했다. 엘리베이터도 외부인 출입을 통제했다. 방문객이 가려는 층(입주사)을 예약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엘리베이터가 이를 인식해 운행한다.

센터원 관리업체인 존스랑라살 관계자는 “조망권이 가장 좋은 20~22층을 임차인을 위한 공중 정원으로 꾸며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최상층인 32층과 옥상엔 도심 조망을 위한 별도의 전망대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센터원 인근 페럼타워는 건물 지하에 국내외 유명 브랜드 레스토랑을 유치해 차별화했다. 기존 도심 빌딩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나 오피스 공간에서도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외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건물 기획단계부터 프리미엄급 레스토랑 입점을 고려, 평면을 설계했다고 빌딩 관계자는 설명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 도심은 오피스 수요가 많지만 최근 두드러진 공급 과잉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새로운 임차 업체를 찾고 기존 입주사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