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금융산업 대전망] 우리은행, 부실채권 확 줄여 '자산 건전화'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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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행장 이순우)이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자산 건전화다. 은행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충당금 탓에 순이익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올해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꾸준히 부실채권을 축소해 왔다. 작년에만 2조5000억원 안팎의 부실채권을 매각 또는 상각 처리했다. 이를 통해 작년 말 기준으로 부실채권 비율을 1.94% 수준까지 낮췄다. 우리은행은 연내 1조~2조원의 부실채권을 추가로 줄여 부실비율을 1%대 중반까지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우량 자산은 꾸준히 늘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잡고 있는 올해 자산 증가율 목표는 전년 대비 7% 안팎. 당기순이익의 경우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순우 행장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갖고 가겠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스마트폰금융 등 모바일금융 쪽에서도 선도적 지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이를 통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2010년 7월 ‘우리오픈뱅킹’이란 신개념 서비스를 시작했다. 종전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능했던 e금융 업무를 다른 운영체제(OS)와 브라우저에서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금융권 최초의 멀티뱅킹 서비스는 단기간 내 수십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뱅킹 분야에도 대폭 투자할 계획이다. 개인과 기업, 금융 포털 등 소비자별로 차별화한 ‘우리스마트뱅킹 원터치 서비스’에 이어 차세대 서비스로 더욱 앞서가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올해 촘촘한 해외 영업망을 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호주 인도 등에 새로 진출하거나 영업망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사업을 벌이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예컨대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현지인을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현지 한국인 고객만으로는 외형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덩치가 비슷한 은행들이 국내의 좁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해외 은행을 인수·합병하거나 현지법인을 늘리는 식으로 국외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