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미디어렙법·KBS 수신료 인상案' 단독처리

문방위 통과…野 강력 반발
한나라 내부서도 "부적절"

한나라당이 5일 국회 상임위에서 ‘1공영 다(多)민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 법안과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한 수신료산정소위원회 구성안을 단독으로 기습 처리했다. KBS소위는 오는 2월까지 KBS 수신료 인상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이날 밤 문화체육관광방송위원회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소집해 ‘KBS 공영성 강화 소위’ 구성안을 기습 통과시켰다. 현재 월 2500원인 KBS 수신료를 1000원 추가 인상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장 민주통합당 등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고, 한나라당 안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준조세와 다름없는 수신료 인상 카드를 꺼낸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또 KBSㆍEBSㆍMBC를 한 개의 공영 미디어렙으로 묶고, 종합편성채널에는 ‘1사 1미디어렙’을 허용하는 미디어렙법안도 야당의 불참 속에 통과시켰다. 다만 종편의 미디어렙 의무 위탁을 승인일로부터 3년 유예하도록 했다. 지난해 3~5월에 승인받은 4개 종편에 법 시행 후 최장 2년4개월 동안 개별 광고영업을 허용해준 것이다.

자산총액이 10조원 이상 대기업, 일간신문 등의 미디어렙 소유지분은 10% 이내로 제한된다. 지주회사는 미디어렙의 주식ㆍ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전격 처리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미디어렙법안 자체에 반대해온 한나라당이 야당이 수용하기 힘든 KBS 수신료 인상 문제를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민주통합당은 이날 밤 김진표 원내대표 주재로 심야대책회의를 갖는 등 강력 반발할 태세다. 김재윤 문방위 간사는 “국민에게 쇄신하겠다면서 마지막까지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세금을 걷는 수신료 안마저 날치기하는 한나라당의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