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K는 '제약CEO 사관학교'

한국 진출 외국 제약사, 신파·레오파마·다케다 초대사장 모두 GSK출신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한국법인· 대표 김진호)이 제약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양성하는 ‘사관학교’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일본 다케다제약과 덴마크 레오파마, 스페인 신파의 초대 사장이 모두 GSK 출신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는 모두 자국 제약업계 1위 업체다.지난 1일 여의도에 임시 사무실을 열고 한국법인 설립 절차에 들어간 한국신파(Cinfa)의 이주철 사장은 15년 동안 GSK에서 마케팅 영업통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 1996년 GSK에 입사한 이후 간염치료제 제픽스·헵세라 등의 판매를 맡아 GSK 성장을 견인했고, 호흡기·순환기·피부과 영역 제품 판매량도 크게 늘렸다. 이 사장이 이번에 새로 둥지를 튼 한국신파는 스페인 나바라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43개국에 제품을 공급하는 다국적 제약사. 신파는 아·태지역에서 한국에 첫 법인을 설립, 향후 아시아시장 마케팅전략을 이 사장에게 일임했다는 후문이다.

2004년부터 GSK 백신사업 및 전문의약품 마케팅을 맡아온 주상은 한국레오파마 사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여성으로는 드물게 제약영업 분야에서 성공한 인물이다. 덴마크 레오파마사는 마케팅 능력을 인정, 지난해 주씨를 대표로 전격 영입했다. 레오파마는 상처치료제 ‘후시딘’의 원제조사로, 지난 30여년간 동화약품을 통해 국내 영업을 해왔다.

한국다케다제약의 초대 대표가 된 이춘엽 사장은 국내 제약영업의 거물로 꼽힌다. 서강대에서 생명공학을 전공했고 코오롱제약, 스미스클라인에서 제약업계 경험을 쌓았다. 스미스클라인이 GSK에 합병된 이후 통합 마케팅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였다는 평이다. 다케다제약은 2010년 18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아시아 1위 제약사다. 다케다가 한국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제약영업 1인자를 스카우트한 것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제약사가 GSK 출신을 영입한 것은 GSK의 현지 토착형 경영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