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악재에 외국인 관망

코스피 16P 하락 그쳐…프로그램 1812억 순매도
코스피지수가 프랑스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9개국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하락했다. 하지만 장중 1.7%에 달했던 하락폭이 장 막판 1% 이내로 줄어드는 등 충격파가 크지는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6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16.41포인트(0.87%) 하락한 1859.27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0.79% 내린 1860.77로 개장해 한때 1843.86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따라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온 것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을 6606계약 순매도했고, 프로그램은 1812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했다. 오후 들어 개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개인과 기관은 이날 각각 1397억원과 603억원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도 현물시장에서는 4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지속했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은 기존 주가에 어느 정도 선반영된 재료”라며 “투자자들이 추격 매도보다는 ‘조정 시 매수 관점’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 대비한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했다.

신용등급 강등의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던 금융주의 하락폭도 크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승인이 다음달 중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0.58% 상승했다. KB금융은 0.4%, 우리금융은 0.92% 하락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칠 것이라는 우려로 2.14%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화학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음식료품(-2.55%) 건설업(-2.04%) 전기·가스업(-2.02%) 기계(-1.61%) 등의 하락폭이 컸다. 코스닥지수는 519.85로 3.28포인트(0.63%) 떨어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