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2억명 넘는 '스펜드 벅' 등 신흥시장 소비 주도층 노려라

시장은 살아있다
삼정KPMG연구원 지음
올림
297쪽 │ 1만5000원
‘스펜드 벅(Spend Bug)’. 돈을 잘 쓰는 인도의 젊은 중산층을 일컫는 말이다. 약 2억명을 헤아린다. 3년 뒤에는 3억명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구매력과 정보력으로 무장한 이들은 인도 소비재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생필품 위주 소비에서 최첨단 최고급 브랜드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2007~2009년 인도의 고급 브랜드 시장은 연평균 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지금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이라고 한다. 스펜드 벅의 소비성향은 빈민층 젊은이인 ‘어스파이어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분사회에 매몰돼 체념을 미덕으로 여기던 아버지 세대와 달리 각자 성공의 의지를 담금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 호찌민 시민들은 개인주의 성향이 매우 강하다. 쇼핑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의 의견보다 자신의 주관을 우선시한다. 건강을 중시하며 비용은 그 다음이다. 하노이 소비자들은 귀가 얇다. 특정 브랜드 제품을 사러 가다가도 친구가 좋지 않다는 소리를 하면 구매를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상품 광고나 신문기사, 판매사원의 권유를 참고하는 경향도 짙다.《시장은 살아있다》는 신흥시장 마케팅 보고서 격이다. 삼정KPMG경제연구원이 신흥시장으로 잘 알려진 브릭스(BRICs)를 비롯해 새로이 주목받는 베트남, 동남아시아, 중동, 동유럽의 소비트렌드에 초점을 맞춰 이들 시장의 소비심리와 행동패턴을 분석했다. 이들 시장에 진출했거나 진출하려는 기업들에는 교과서나 마찬가지다. 해당 시장의 특성과 살아 움직이는 소비자 기호, 그들을 사로잡을 방법까지 족집게식으로 제시하고 있어서다.

중국 시장 분석도 주목된다. 책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소비빅뱅’이 시작됐다. 소비트렌드도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1980년 이후 출생자인 ‘바링허우’, 1990년 이후 태어난 ‘주링허우’로 대표되는 20~30대 젊은층과 중산층이 소비지형을 바꾸고 있다. 부자들의 명품소비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홍콩을 포함한 중국의 미술품 시장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2010년 경매시장 거래액은 12조원에 육박, 세계 시장의 34.3%를 차지했다. 또 고속철도가 확장되면서 ‘소비의 블루오션’이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2·3선의 중서부 내륙 거점도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