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3월 8일 상량식…9월에 제모습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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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참사 4주기…복구 공정 75%4년 전 방화참사 이후 복구 중인 국보 1호 숭례문의 제모습을 9월에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문루 2층 조립작업 진행…5월부터 기와·단청 입혀
주변 지반 30㎝ 낮아져
김찬 문화재청장은 숭례문 화재 4주기를 맞은 10일 복구현장에서 설명회를 갖고 “석장을 비롯한 5개 분야의 중요무형문화재 여섯 명이 전통기법과 재료로 숭례문을 복구하고 있다”며 “8~9월 복구현장을 가리고 있는 덧집을 철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숭례문은 좌·우측 성곽 복원과 문루(門樓) 조립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체 공정의 75%가 완료됐다.
좌우 성곽은 일제에 훼손되기 전 모습으로 동쪽은 53m, 서쪽은 16m를 복원 중이다. 6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동쪽 성곽은 거의 마무리돼 여장(성곽 위에 낮게 쌓는 담)만 올리면 된다.
성곽의 뒤편 남대문시장 쪽은 원래 경사지로서 흙과 잔디로 덮여있었는데 도로가 설치되고 지형 변형으로 지반이 낮아져 원형 복원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따라 낮아진 지반 높이만큼 석축을 쌓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석축의 돌들은 전통기법으로 복원되는 성곽돌과 다르게 다듬어 구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목공사는 문루 2층을 조립하고 있으며, 다음달 8일 상량식을 올릴 예정이다. 목공사가 4월 말까지 완료되면 지붕에 기와를 이고 단청을 입힌다. 이후 덧집을 걷어내고,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 등 방재 설비를 갖춰 12월13일 5년간에 걸친 복구공사를 완료한다.숭례문 주변 지반은 화재 전보다 30㎝ 낮게 조성된다. 발굴 조사에서 17세기 기와, 분청사기, 백자 청동기 등 601점의 유물이 나와 조선 중·후기 시점 기준으로 지반을 낮추는 것. 현재 지표면보다 1.6m 밑에 드러난 조선 전기의 유구(遺構)층은 일부를 노출해 유리판으로 전시한다.
화재 당시 수습한 숭례문 현판은 지난해 5월 복원됐다. 지난해 양녕대군 사당인 지덕사에 소장된 숭례문 현판 탁본자료로 변형 여부를 검토해 6ㆍ25 이후 잘못 수리된 부분을 바로잡았다.
숭례문 복구는 전통 재료와 도구, 기법으로 복구한다는 원칙을 따르고 있다. 이의상·이재순 석장, 신응수 대목장, 홍창원 단청장, 이근복 번와장(기와를 잇는 장인), 한형준 제와장이 참여하고 있다.단청에는 전통 천연안료로를 쓴다. 호분(흰색 조갯가루)과 석간주(밤색 돌가루)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만들 수 없는 녹색, 청색, 주홍색 안료는 일본에서 들여온다. 조선시대에도 중국과 일본에서 안료를 수입해 썼다. 홍창원 단청장은 “조선 초기 단청양식인 1963년의 숭례문 단청을 모범으로 삼겠다”며 “창덕궁 명정전, 강진 무위사 극락전처럼 차분하고 단아한 녹·청색 위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숭례문은 1949년부터 모두 6차례 단청했다.
기와도 손으로 틀을 잡고 전통흙가마에서 굽는다. 기계로 찍어내는 기와와 달리 무게가 가벼우며 은회색을 띄는 게 특징이다. 일반기와 2만2500장, 장식기와 86장 등 2만2586장이 들어간다. 충남 부여와 전남 장흥의 전통가마에서 굽고 있다.
문루에 들어가는 목재는 약 13만재를 헤아린다. 이 중 4만7600재가 훼손됐는데 대들보를 비롯한 대경목(특대재) 등 4만2000재는 확보해 건조 중이다. 김찬 청장은 “숭례문 복구의 기본원칙인 전통도구와 전통기법에 의한 복구, 전통재료의 사용, 철저한 고증, 첨단 방재시스템 구축은 문화재 보존관리의 기본원칙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