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레이더]숨고르기 장세 예상…차익실현 매물 점증

26일 코스피지수는 차익실현 매물 부담에 숨고르기 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상승해 1950대에 안착에 성공했다. 오름세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외국인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1970선을 웃돌기도 했으나 개인과 기관이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상승폭을 축소, 강보합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9395억원을 순매수해 10거래일째 '사자'를 이어갔다. 기관은 5399억원, 개인은 3964억원을 순매도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미국 중앙은행(FRB)의 저금리 기조 연장에 사흘만에 상승 마감한 점은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FRB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초저금리 기조를 기존 2013년 중반에서 2014년말까지 연장키로 밝혔다. 또 벤 버냉키 FRB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목표 수준 이하에 머물고 실업률이 빨리 나아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며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도 열어뒀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투자자들이 매수세를 지속할 가능성은 높지만 최근 지수가 급하게 올라와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면서 단기적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코스피지수 1960~2000포인트는 지난해 8월 급락 과정에서 나타난 갭 구간이며 지난해 10월 반등에서도 강한 저항선 역할을 했던 곳"이라며 "전날 코스피지수가 장중 상승폭을 축소한 점도 쉬어야할 곳에서 쉰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그는 "외국인 매수는 지속되고 있지만 지수가 190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기관 매도가 늘고 있다"며 "지난해 수급의 안전판 역할을 했던 연기금도 전날 172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는 올랐지만 국채만기가 집중된 2월을 앞두고 유럽 정상들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 것인지, 재정위기로 인해 유로존의 경제성장은 어느 정도의 영향을 받을 것인지 등에 대한 내용들은 어느 것도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도 "미국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가 최근 금융위기 이전 고점을 웃돈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4분기 이익 서프라이즈 비율이 낮게 나오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경기 호조에 따른 상승 모멘텀은 점차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박 연구원은 또 "유럽 금융시장에서의 돌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라며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의 손실률(헤어컷) 논의처럼 유럽 위기 해결 국면에서 각종 마찰이 언제든지 부각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추세 상승에 대한 섣부른 예단보다는 박스권 전략에 기반해 박스권 상단에서 현금 비중 확대 또는 보유 종목 리밸런싱을 시도할 것"을 권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