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첫 공판에서 혐의 부인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52)과 최재원 그룹 수석부회장, 김준홍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47) 등이 혐의를 부인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원범)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SK그룹 변호인단 측은 “혐의를 전체적으로 부인한다”며 “금전흐름 등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그 행위의 경위 및 동기와 관련해서는 다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최 회장 등 SK그룹 피고인들은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증거목록 등 법원에 제출할 자료가 2만 쪽에 달한다고 말했다.재판부는 오는 13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연 후 다음달 2일 첫 공판을 할 예정이다.

최 회장 등은 지난 2008년 SK텔레콤 등 계열사 자금을 베넥스인베스트먼트로 빼돌려 최 회장 등의 선물투자 담당자인 김원홍 씨에게 송금하는 등 계열사 자금을 횡령하고, 계열사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과다지급한 뒤 되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2000억원대 횡령·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 회장을 불구속기소, 최 수석부회장과 김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