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크본드'로 돈 몰린다

美국채수익률 너무 낮은 탓…부실기업 투자위험도 줄어
미국에서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로 돈이 몰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미 국채시장을 빠져나와 정크본드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럽 재정위기로 등락하던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부실기업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정크본드의 인기가 높아진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펀드정보업체 리퍼의 조사 결과를 인용, 올 들어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금이 118억달러를 기록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식(48억달러)과 투자 적격등급 채권(99억달러)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 유입된 자금보다 큰 규모다. 정크본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미 국채수익률이 너무 낮기 때문이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2%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올해 정크본드 수익률은 4.74%를 기록 중이다. 국채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작년에도 정크본드는 투자자들에게 4.98%의 수익을 가져다 줬다.

올해 국채는 물론 투자등급 회사채도 높은 수익을 보장하지 못할 것으로 펀드매니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채와 투자등급 회사채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원하면서 변동성이 큰 주식 투자는 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대안으로 정크본드를 찾고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JP모건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변동성은 정크본드의 두 배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정크본드 투자 위험이 줄어든 것도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금융위기 이후 부실기업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 결과 갑작스러운 경기변동에도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정크본드 투자 비중을 늘렸다. 채권 투자 비중이 55%인 혼합형펀드 ‘프랭클린인컴펀드’가 투자한 채권의 상당수가 정크본드다. 에드워드 퍼크스 프랭클린템플턴 펀드매니저는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연 2%인 상황에서 (안전만 추구해서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