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는 회사에 다녀요' 워킹맘 눈물 펑펑

'우리 엄마는 회사에 다녀요'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일을 하는 여성’ 을 가리켜 이르는 ‘워킹맘(working mom)’ 또는 ‘직장인엄마’라고 부른다. 그들의 공통점은 아이를 볼 때 마다 가슴 한 곳이 먹먹해 진다는 것.

사랑하는 마음은 세상 다른 어떤 엄마들에 지지 않지만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탓에 실질적으로 아이를 챙겨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워킹맘의 고충은 회사 고위직이건 일반 사무직이건 크게 다르지 않다.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정부의 출산·육아정책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가 엄마라는 사실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함이 없다.

한 대형병원 사무직으로 근무하는 노순정 씨는 32개월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퇴근시간이 일정치 않은 탓에 낮시간에 아이는 시댁에 맡겨두고 있다. 이른 출근시간에 잠도 안깬 아이를 차로 40분 거리의 시댁에 데려다주고 주고 퇴근할때는 힘든 몸을 이끌고 다시 시댁에 가서 아이를 데려온다.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는 것이 그 무엇보다 아이 정서와 교육에 좋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녹초가 된 탓에 책 몇줄 읽어주다 잠들어 버리기 일쑤다.

특히 워킹맘으로서 가장 힘든 순간은 "아픈애가 아침에 엄마 안떨어지겠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울고불고 하는걸 떼어놓고 와야 할때"라고 답했다.심여린 스픽케어 대표는 5살난 아들을 두고 있다. 함께 영어학습 업체를 운영하는 남편이 전폭적으로 직장생활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며 회사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았다. 야근이다 회식이다 귀가가 늦어지는 날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결국 아이의 심리안정과 회사운영에 몰두하기 위해 친정과 살림을 합치게 됐다. 친정어머니가 손주를 끔찍히 예뻐하시지만 아이 보는 일은 젊은 사람에게도 힘든 일이라 늘 미안한 마음 뿐이다.

심 대표 또한 중요한 외부미팅이 있는데 아픈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할 때를 워킹맘으로서 가장 힘든 순간으로 꼽았다.

송진희 코이누르 대표는 12살 8살난 두 아이의 엄마다. 아이를 오랫동안 봐주신 분이 계셔서 믿을수 있지만 한창 방과후 학습지도가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주위 엄마들과 얘기하다보면 우리아이가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 조바심도 난다.

서울에서 항공사에 다니는 안수현씨는 "14개월된 아이를 부산 시댁에 맡겨두고 주말에만 보러가는데 너무 보고싶었던 아이가 내 품에 오려하지 않고 안아주면 울음을 터뜨려서 나도 따라서 펑펑 울었다"는 경험을 털어놓았다.

워킹맘들의 애환은 비단 가정에서 아이와 겪는 문제만이 아니다.

회사 내에서도 아이가 아프다거나 입원을 해서 업무에 몰두하지 못하면 '일의 효율이 떨어진다'며 냉대당하곤 한다. 동료들에게 일감을 더해준데 대한 죄책감도 수반된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이미정씨는 "직장 남자 동료들은 회식자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데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참석을 못하거나 밥만 얼른 먹고 귀가하게 된다. 회식 다음날 남자동료들과 상사가 전날 술자리에서 있었던 일화를 웃으며 얘기할때 소외감을 느낀다"고 털어놓았다.

안미헌 비즈트레이닝 대표는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워킹맘들에게 유익한 조언을 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회식에 빠진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5번의 회식이 있으면 5번 다 참석하지만 1차 장소에서 2차로 이동할때 빠져요. 자신은 성의를 보였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동료들은 그가 밥만 먹고 빠지는 이기적인 직원이라고 여길 수 있어요"라면서 "차라리 5번의 회식중 2번을 참석하더라도 3차 끝까지 남아있는게 좋아요. 노래방에 가서 기왕 한곡 부를거라면 마지막까지 빼다가 마지못해 부르지 말고 가자마자 1번으로 제일먼저 부르세요. 넥타이 머리에 두르고 끝까지 신나게 노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음 회식에 그가 불참한다해도 모두들 '피치못할 사정이 있나보다 그사람은 원래 노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할 거에요"라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최근 포털사이트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는 동화가 워킹맘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엄마표 육아일기로 인기를 끈 박선미 씨는 두 아들과 함께 지은 '우리 엄마는 회사에 다녀요'(아이들판 펴냄)를 통해 직장에 다녀 늘 아이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워킹맘들과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전했다.

받아도 받아도 모자란 듯 느껴지는 사랑, 동화책 속의 별이는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의 모습이고, 줘도 줘도 늘 부족하고 안타까운 사랑, 별이 엄마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의 모습이다.

이 책에는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지 못하는 애틋한 엄마의 사랑이 담겨 있다.

책을 읽은 한 독자는 "아이를 위해 읽어줬는데 읽다보니 오히려 내 마음이 위로받게 됐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쏟았다"고 평했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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