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 잘 나가네!


수입 맥주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5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주류판매를 분석한 결과 수입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2% 늘었다. 판매량이 3.2% 줄어든 국산 맥주를 비롯해 소주(-0.1%) 민속주(-2.8%)는 물론 와인(2.5%) 양주(1.4%) 등 기타 주류의 초라한 성적표와 비교해 신장세가 두드러진다.롯데마트의 사정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중 수입 맥주만 판매신장률 4.6%를 보였을 뿐 나머지 술은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국산맥주 -4.9%, 막걸리 -2.8%, 소주 -4.7%, 와인 -1.3%, 양주 -3.2%, 전통주 -5.4% 등이었다.

수입맥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류가 주춤한 탓에 전체 평균 신장률도 -4.7%를 기록했다. 술 시장 판도가 지각변동을 겪으며 '불황에 소주가 잘 팔린다'는 말도 옛말이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수입 맥주의 강세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유럽산 맥주의 관세가 향후 7년간 균등하게 철폐돼 국내 유입량이 점차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여기에 연초는 애주가들이 '작심삼일'식 금주 결심을 하는 시기라 주류 판매 성수기도 아닌데다 최근 '마시고 취하자'는 소비자보다는 고상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외국의 맥주 맛을 본 유학파가 늘면서 20∼3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국산 맥주와 확연히 다른 수입 맥주를 즐겨 찾는 현상도 심심찮게 늘고 있다.

이마트는 하이네켄, 아사히를 포함해 티베트와 브라질산 등 200여종의 수입 맥주를 판매 중이다. 올 들어 수입 맥주 코너의 물량을 더욱 늘렸다.이 같은 수입 맥주의 인기를 예측한 업체들은 일찌감치 수입 시장에 뛰어들었다. 매일유업은 작년 11월 일본 삿포로맥주와 수입·판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오비맥주는 같은 해 9월부터 일본 산토리의 프리미엄 맥주인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자회사인 하이스코트는 기린맥주의 병 제품에 이어 올해부터 캔과 생맥주도 수입 판매한다.

와인은 그나마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2012년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와인의 평균 판매 신장률은 예년 수준이지만 세부 품목별로 보면 레드와인이 롯데마트에서 12.8%, 이마트에서 10.8%로 화이트와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