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후보작' 국내 극장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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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시상식 앞두고 줄줄이 개봉“콜린, 첫사랑은 달콤한 절망이야.” 오는 29일 개봉하는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사이먼 커티스 감독)에서 먼로(미셸 윌리엄스)와 1주일간 깊이 사귄 뒤 작별을 통보받는 조감독 콜린 클라크(에디 레드메인)에게 선배가 건네는 위로의 말이다.
여우주연상 물망 '마릴린 먼로…'
'철의 여인' '디센던트'도 입성
이 영화는 1956년 ‘왕자와 무희’를 찍기 위해 영국을 방문한 먼로가 현장 조감독과 가진 짧은 연애 실화를 옮겼다. 영화 속에서 감독이자 남자 주인공인 로랜스 올리비에(케네스 브래너)와 자주 충돌하면서 지쳐버린 먼로가 친절한 클라크에게 끌리면서 밀회를 갖게 된다.그러나 클라크에게 먼로는 연인이라기보다 ‘여신(女神)’에 가깝다. 클라크는 23세의 청년이고 30세의 먼로는 극작가 아서 밀러와 세 번째 결혼한 유부녀란 차이 때문만은 아니다. 광채를 뿜어내는 먼로는 황홀과 경이로움 그 자체다. 먼로가 바에 들렀을 때 바텐더와 손님들의 표정도 마찬가지다. 먼로와 클라크는 한 침대에서 자지만 섹스 장면은 없다. 침대 위의 먼로는 수면제 과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6년 뒤 약물 과용으로 죽는 먼로의 인생에 대한 암시일 것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워 연민을 자아내는 먼로 역의 미셸 윌리엄스는 올해 골든글로브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7일(한국시간) 열리는 제8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랐다. 첫사랑의 순정을 참신하게 연기한 클라크 역의 에디 레드메인은 조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이 작품을 비롯해 올해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줄줄이 선보인다.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작들이다.23일 개봉하는 ‘철의 여인’(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메릴 스트리프는 미셸 윌리엄스와 함께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힌다. 그는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의 일대기를 다룬 이 영화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다. 대처의 삶은 투쟁 그 자체다. 그러나 싸움은 애정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숨진 남편과 끊임없이 언쟁하는 노년의 모습은 외로움을 달래는 한 방식이다. 카메라는 20대 처녀 시절과 중년의 총리, 말년의 노년기 등을 오가며 포착한다.
이 영화로 올해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스트리프는 이번 아카데미까지 17번째 노미네이트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로 여우조연상, ‘소피의 선택’(1982)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디센던트’(상영 중)는 작품과 남우주연 등 5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하와이에 사는 갑부가 어느날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조지 클루니의 완숙한 연기가 흥미롭다.‘팅거 테일러 솔저 스파이’(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상영 중)의 게리 올드만도 남우주연상 경쟁에 가세했다. ‘레옹’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에서 조연으로 빛났던 올드만은 1970년대 영국 정보국의 간첩사건을 다룬 이 영화에서 특급요원 역을 해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워 호스’(상영 중)는 1차대전 때 전쟁터를 전전하는 말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작. 스필버그 감독은 ‘쉰들러 리스트’(1993)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에 이어 3번째 감독상을 노린다.
작품상 감독상 등 최다 11개 부문에 진출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첫 3D 영화 ‘휴고’는 29일 개봉한다. 1930년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을 배경으로 열두 살 소년 휴고(아사 버터필드)가 펼치는 모험을 환상적으로 그렸다. 올해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받았다.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상영 중)는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무성영화에 대한 향수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장 뒤자르댕)을 받았다. 올해 골든글로브 3관왕, 영국 아카데미영화상 7관왕을 휩쓸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