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메릴린치 2012년 보고서 "한국기업 22%, 올 M&A 계획있다"

한국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중 22%가 올해 인수·합병(M&A)에 참여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BoA메릴린치는 21일 지난해 9~11월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012년 아시아 CFO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설문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홍콩 싱가포르 호주 등 7개국의 매출 5억달러(5600억원) 이상 기업 CFO 46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한국에서는 45명의 CFO가 설문에 참여했다.국내 기업 CFO 중 22%가 올해 M&A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 평균(34%)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중국 기업 CFO는 2명 중 한 명(49%)이 올해 기업 M&A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싱가포르(42%) CFO들도 상대적으로 높은 M&A 참여 의사를 보였다.

안성은 BoA메릴린치 한국대표(사진)는 보고서 발표 후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빚을 내 M&A에 뛰어들 경우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국내 기업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출 기준으로 상위 20% 대기업은 현금 창출 능력이 뛰어나고 자금 조달이 수월하다”며 “적극적인 M&A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주요 M&A 대상으로는 자국 기업을 꼽았다. M&A 계획이 있는 응답자 가운데 50% 이상이 자국 내 기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아시아 기업들은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미국과 유럽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크로스 보더(국경 간 거래)’ M&A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왔다. 홍콩과 싱가포르 기업들은 주로 중국 기업 인수를 계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 대표는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잘 아는 시장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A에 나서는 주요 이유로는 성장동력 확보(74%)가 앞도적으로 높았다. 산업 통합(39%), 기술 이전(26%)이 뒤를 이었다. 싱가포르 기업들은 기술 이전이 M&A의 중요한 이유인 반면 한국 기업들은 ‘경쟁 제거’ 목적으로 M&A를 고려하는 경향이 높았다.또 한국 기업의 CFO들은 사업 다변화를 꾀할 때는 자국 시장에서 M&A를 추진하는 데 비해 사업 성장을 도모할 때는 크로스 보더 거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의 CFO들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중국 경제의 우려가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안 대표는 “설문 참여자들의 답변을 분석해 보면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의 급격한 하방 리스크가 많이 사라졌다”며 “경기 회복 시 상승 여력이 얼마나 되는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석 기자 s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