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잡은 기업, 실적은 '포동포동'

이승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비만산업에서 찾은 새로운 기회
식품·운동통한 체중관리 서비스 인기
샤프, 식재료 기름기 제거 오븐 개발
비만 인구가 증가하면서 비만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 비만이란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상태를 뜻하는 것으로,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나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의 비율, 총 지방량 등이 측정 기준이다.

비만은 과거에는 생활 수준이 높은 선진국만의 문제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신흥국에서도 비만 인구가 증가해 보건의료비 부담을 늘리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한국은 비만 인구가 비교적 적은 편에 속하지만 최근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다.비만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건강 및 몸매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만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비만산업은 적정한 체중 유지에 도움을 주는 의약품과 식품 관련 산업은 물론 의료와 운동 처방을 비롯한 제반 서비스업을 포함한다.

초기 비만산업은 직접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내는 치료제가 중심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운동과 식이요법 등 라이프 스타일 관련 서비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비만 치료제의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웰빙 붐 확산에 따른 것이다.

비만산업은 앞으로 △맞춤형 적정 체중 관리 △예방적 비만 관리 △통합·장기적 비만 관리 등 3가지 방향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맞춤형 적정 체중 관리는 개인의 유전적 특징과 체질, 생활환경 등에 따라 최적화한 목표 체중 범위를 제시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한 식품 및 운동 프로그램을 처방하는 것을 뜻한다. 체중이 같더라도 개인의 연령과 성별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 맞춤형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한 연구에 따르면 64세 이상 남성은 정상 체중보다 약간 과체중인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예방적 비만 관리는 비만클리닉과 네트워크로 연결하거나 전문가가 상시 방문해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헬스케어산업의 패러다임이 진단과 치료보다 예방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비만도 사전에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통합·장기적 비만 관리는 비만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모든 부분을 연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비만은 직접적으로는 과다한 칼로리 섭취와 영양 불균형의 결과지만 자가용 승용차 확산에 따른 운동량 감소 등 사회문화적 요인의 영향도 받는다. 비만의 원인이 복합적이기 때문에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만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은 직접적인 비만 관리 서비스뿐만 아니라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는 조리기구와 체형 변화를 반영한 의류 및 가구 등 파생 산업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 있다. 일본 샤프가 식재료의 기름기와 염분을 제거하는 오븐을 개발한 것이 한 사례다.비만 관리를 사내 복지 프로그램으로 도입하면 직원 만족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10년 미국 고용주의 62%는 체중 감량, 금연, 운동 등 건강 관리 목표를 달성한 직원들에게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비만산업이 제공하는 새로운 기회에 주목할 때다.

이승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ungchul1.le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