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럼비 바위 뭐길래…해군기지 건설 둘러싼 국론 분열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서귀포시 강정마을 앞 '구럼비 해안' 바위 일대를 부수는 발파 작업이 지난 7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공사측은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등의 강력한 저지 시위가 있었지만, 경찰의 보호경비 속에 미리 뚫어 놓은 구럼비 해안의 바위 구멍에 폭약을 재어 넣고 폭파작업을 이어갔다.국책사업이 차질을 빚으면 한달에 30억씩 손실을 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강정마을 공사 현장에서는 이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들과 경찰 간 충돌이 계속 빚어지고 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등 일부 야당 정치인까지 강정마을로 모이면서 수년 전 이미 결론난 국책사업의 진행이 가로막히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7년 한국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남방 해상교통로와 독도, 이어도를 지키기 위해 추진됐지만 현 정부 들어 좌파진영의 반대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게 됐다.구럼비 바위 발파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공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구럼비 바위를 둘러싸고 숱한 공방이 펼쳐졌다. 주민들과 활동가들은 구럼비 바위 보호를 최후의 보루로 삼아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해왔다.

천혜의 자연유산을 잃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해군 제주기지사업단은 '구럼비 바위'가 특정지역의 희귀한 바위가 아니며 제주 전역에 흔하게 보이는 까마귀쪽나무가 자생하는 일반 해안 노출암을 뜻하는 보통명사라고 밝혔다.

전문기관의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 결과 '보존가치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고도 덧붙였다.해군기지가 제주도가 지향하는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을 때 제주 해군기지가 한·미관계, 한·중관계의 갈등을 부를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제주 해군기지가 해상전력 운용의 최적지이자 국가의 생명선인 해상 교통로와 해상 자원을 지키는 전초기지라고 맞섰다.

그러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해양기지를 찬성하는 여론도 높다.

해군은 인근 이어도에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현장에 출동하는 데 부산 해군기지에서는 21시간30분이 걸리지만, 제주 남단에서는 7시간5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반대하는 여론만큼이나 찬성하는 국민들도 있다.

시민들도 "이런식이면 제주도에는 앞으로 해군기지 자체를 짓지 못하는 것아닌가. 제주도 특히 서귀포는 강정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마을이 다 같다고 볼 수 있다. 더이상 우리나라에서는 해군기지 뿐만 아니라 군사기지는 더이상 짓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이 평화가 너무 당연한것 처럼 생각하는게 안타깝다. 이 시간에도 군인들은 총들고 북한군과 목숨걸고 대치하고 있다" "자연유산을 지켜서 얻을 수 있는 국가적 품격과 해군기지를 지어서 얻을 수 있는 군사적 견제력은 애초에 동일선상에다 놓고 저울질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환경보호도 좋고 해양안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기지 건설을 둘러싼 국론 분열이 가속화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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