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핫 이슈 2題] 타협 나선 삼천리, 소액주주 맞네!

바우포스트 지분 처분에 차질
'배당 확대' 절충안 놓고 협의…社 "표대결 피하자" 내주 결론
▶마켓인사이트 3월7일 오전 9시 보도해외 기관투자가와 손잡고 삼천리의 경영권을 공격한 소액주주 연대가 사측과 절충안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달 말로 예정된 삼천리의 주주총회에서 표대결 등 극한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전망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천리의 소액주주 연대를 이끌고 있는 강형국 씨는 최근 회사 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강씨가 대표 발의한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에 넣을지 등을 논의했다. 강씨는 지난달 한준호 삼천리 대표이사의 해임과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등 사외이사 3명 신규 선임, 배당 확대, 유상감자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회사에 전달했다.

회사는 소액주주 연대와의 회동에서 배당 확대 등 일부 주주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도 “회사와 충돌하는 것보다는 좋게 해결하려 한다”며 강경 일변도로 나가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주총 공고 이전까지 합의가 된다면 주주제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씨는 다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표대결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양측이 타협에 나선 것은 현실적 이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액주주 연대의 경우 손을 잡으려 했던 해외투자자 일부가 떨어져 나가 힘이 빠진 게 타격이었다. 미국계 헤지펀드 바우포스트는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달 중순 삼천리 보유지분을 장내에서 대거 처분하며 손을 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바우포스트는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10% 넘게 가진 주요주주여서 소액주주 연대가 위임장 확보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던 곳이다. 주주제안을 공동 발의한 외국계 헌터홀(지분율 약 7%)만으론 주총에서 소액주주 연대가 큰 힘을 발휘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회사 측은 주총에서 표대결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지배구조 문제가 자꾸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액주주 연대 측에 동참하지 않은 국내 기관투자가조차 주주제안 내용 중 일부에는 지지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표대결이 벌어지면 사측이 모든 안건에 대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란 얘기다.삼천리 관계자는 “늦어도 주총 공고를 내야 하는 다음주께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