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佛 미학의 앙상블…한경 로비 예술이 되다

한경갤러리 15일 개관…'한국-프랑스 스타작가전'

구자승·미셸 주엔느 등 17명…현대미술 흐름 한눈에
한국과 프랑스 현대미술의 진수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전이 열린다. 오는 15일부터 열흘간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로비의 ‘한경갤러리’ 개관전으로 펼쳐지는 ‘한국-프랑스 스타작가’전에는 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중견 작가 17명의 작품 20여점이 걸린다.

프랑스 화가로는 ‘국민 화가’ 미셸 주엔느(78)를 비롯해 알렝 본느프와(75), 장 마리 자키(68), 모레노 핀카스(76), 드라고 데딕(75), 클로드 아바(68) 등 6명이 참여한다. 한국에서는 대표적인 구상화가 구자승 씨(70)와 추상화가 이두식 부산비엔날레운영위원장(65)을 비롯해 이왈종(67) 이영수(68) 이영희(63) 장지원(66) 황주리(55) 김정수(56) 전준엽(59) 이수동(53) 정일(54) 씨 등 11명이 동참한다.

유럽 화단을 주름잡는 미셸 주엔느는 튈르리 정원과 강, 바닷가 풍경을 그린 근작 2점을 내놓는다. 누드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알렝 본느프와는 관능적인 여인의 몸매를 간결한 선으로 묘사해 생명력 있는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선사한다.

파리 국립현대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된 모레노 핀카스는 살아있는 것들과 기억의 흔적을 세밀하게 묘사한 추상화를 내보인다. 유럽과 중국 화단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드라고 데딕은 여인의 풍성한 이미지를 점묘법으로 표현한 작품, 장 마리 자키는 탁자에 놓인 정물과 전원 풍경을 평면적으로 구성한 이색 작업을 선보인다.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화려하다. 탄탄한 구상력을 갖춘 구자승 씨는 수직적인 형태의 병과 수평의 탁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근작 ‘사각탁자 위의 정물’을 내놓고 부인인 장지원 씨는 새와 사과, 꽃을 대비시킨 작품 ‘숨겨진 차원’을 건다.

지난 10년 새 그림값이 2.5배나 급등한 한국화가 이왈종 씨는 여성 골퍼의 멋진 샷을 통해 제주 자연의 풍경을 녹여낸 작품, 강렬한 선과 색채로 원초적인 미감을 연출한 이두식 씨는 오방색 추상화, 문학과 미술의 경계에서 ‘예술의 꽃’을 피워내는 황주리 씨는 7080세대의 짝사랑과 추억을 화면에 녹여낸 ‘실물학 시리즈’를 각각 출품한다.

단국대 예술대학장을 지낸 이영수 씨는 형상을 대담하게 생략하고 여운을 강조한 ‘목단-부귀도’, 화단의 로맨티스트 화가 이수동 씨는 자작나무 숲 속에서 연인을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 ‘진달래 화가’ 김정수 씨는 진달래꽃을 바구니에 가득 담은 ‘축복’ 시리즈를 건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작의 권정화 대표는 “출품 작가들 모두 이번 기회가 아니면 한자리에 모일 수 없을 만큼 국내 최정상”이라며 “문화의 거리 중림동을 대표하는 갤러리인 만큼 분기별로 미술계의 흐름을 알릴 수 있는 좋은 전시회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02)2155-235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