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마음의 빛에 물든 '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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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파리에 살다 프로방스에 가면 그야말로 별천지다. 툭하면 비를 뿌리는 파리에선 우산이 필수지만 이곳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눈부신 태양이 사시사철 당신의 속주머니까지 구석구석 비추니 말이다. 파리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회색빛 불투명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렇게 자연이 차려준 빛의 식탁을 음미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감성의 포로가 되고 낙천주의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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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원로 작가 미셸 주엔느(79)도 그중 한 사람. 그는 파리에서 태어났지만 유독 프로방스의 전원과 바다 풍경을 많이 그렸다. 그는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얻어진 감성만을 화폭에 옮긴다. 작품에 보이는 파스텔 톤의 색상과 다양한 테크닉은 지중해 연안의 눈부신 햇살 아래 숙성된 것이다. 투명함과 불투명함을 오가는 독특한 마티에르, 기름지면서 도자기 표면처럼 반들반들한 화면은 프로방스의 파리지앵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감성의 세계다. 그 속에서 우리는 물질적 자연 속에 둥지를 튼 순수한 마음의 자연을 발견한다.
미셸 주엔느의 작품은 15일 개막 예정인 한경갤러리 개관 기념 ‘한·불 스타작가전’에 출품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