곗돈 줄 수 없자 자신의 배 찌르고 허위 신고한 계주

곗돈을 줄 수 없게되자 자신의 배를 찌른 뒤 ‘강도당했다’고 허위 신고한 계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 같은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홍모씨(51·여)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홍씨는 2007년부터 친목계에서 계주 노릇을 했다. 평소 친한 사람들과 만든 친목계였다. 문제는 평소 씀씀이가 컸던 홍씨가 곗돈 1000만원을 갚지 못할 정도로 빚을 졌던 것. 월세도 밀리고 사채도 갚지 못하는 등 1억원가량을 빚이 있었다. 고민끝에 홍씨는 강도가 곗돈을 빼앗아 갔다는 ‘자작극’을 펼치기로 결심했다. 홍씨는 지난 12일 정오께 종로구에 있는 자신에 집에서 과도로 배를 찔렀다. 그리고 “강도가 들어 1200만원을 훔쳐가고 복부에도 상처를 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홍씨의 신고에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우선 홍씨의 집안엔 외부 침입이나 집안을 뒤진 흔적이 없었다. 홍씨의 진술도 계속 바뀌었다. 더욱이 홍씨의 배에 난 상처는 ?이 2㎝ 정도로 경미해 ‘자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경찰은 홍씨의 주변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홍씨가 자신이 계주로 있는 친목계에서 곗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평소 빚이 많았다는 정황도 확인됐다. 결정적으로 홍씨의 남동생이 “누나가 평소 거짓말을 잘하고 씀씀이가 큰 점으로미뤄 이번 일이 자작극일 것”이라고 진술했다. 결국 경찰은 홍씨를 추궁한 끝에 “곗돈을 줄 방법이 없어 자작극을 벌였다”는 자백을 받는 데 성공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